전 세계 투자자들 "수수료만 비싼 헤지펀드서 돈 빼자"

기사등록 2016/07/19 11:45:07 최종수정 2016/12/28 17:23:17
【서울=뉴시스】 박영환 기자 = 헤지펀드들이 수수료는 많이 청구하면서도 신통치 않은 성적을 내 투자자들의 외면을 사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헤지펀드 퇴조 현상이 뚜렷한 가운데 아시아 지역에서 올 상반기 출범한 헤지펀드가 10년 만에 가장 적은 수준을 기록했고 운용자금도 1억 달러 이상은 단 한 곳도 없었다. 

 18일(현지시간) 미국의 블룸버그 통신은 투자은행인 크레디트 스위스를 인용해 전 세계 투자자 84%가 올해 상반기 헤지펀드에서 자금을 거둬들였다고 밝혔다.

 투자자들이 돈을 뺀 것은 헤지펀드 수익률이 기대치를 밑돌고 있기 때문이다. 수수료는 자산운용사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지만, 성적이 별 볼일 없자 실망한 투자자들이 외면하고 있는 것이다. 헤지펀드들은 고수익을 기대하는 투자자들을 상대로 수수료 2% 를 물리고, 투자 수익의 20%도 운용 대가로 챙겨왔다.  

 노무라 증권의 크리스토퍼 안토넬리 프라임브로커리지(헤지펀드 전담 중개·대출) 부문 대표는 “투자자들은 헤지펀드에  높은 수수료를 물고, 투자수익금의 20%를 지불해야 하는 상황을 더 이상 원하지 않는다”면서 “대형 투자자들은 돈을 빼서 (수수료 인하 등 비용 구조의) 변화를 강요하고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러한 헤지펀드 퇴조현상은 아시아에서 뚜렷이 확인된다. 통신은 유레카헤지를 인용해 올해 상반기 아시아에서 출범한 헤지펀드가 18개에 그쳤다고 밝혔다. 10년만에 가장 적은 수준으로 한 해전 79개의 25%에도 못미친다. 지난해 출범한 헤지펀드 중 자산규모 1억 달러 (약1138억원 )이상은 7곳이었으나, 올해는 단 1곳도 없었다.

 통신은 헤지펀드들이 수수료를 더 낮추고 수익금 분담액을 낮추지 않으면 이러한 추세는 더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됐다.

 헤지펀드들은 그동안 신출귀몰한 투자수법으로 높은 수익을 올리며 투자자들 사이에서 각광받아왔다. 이들은 금과 원유, 통화, 부동산 등에 투자하고, 공매도 등을 통해 투자 수익을 극대화하며 전성시대를 일궈왔다. 조지 소로스의 퀀텀 펀드,  데이비드 아인혼의 그린라이트캐피털, 카일 바스의 헤이먼 캐피털 , 존 폴슨의 폴슨앤코 등이 그 총아였다.

 하지만 이들도 급변하는 시장환경에 적응하지 못하면서 수난을 겪고 있다. 2010년 유로존 위기, 주요국들의 양적완화, 영국의 유럽연합(EU)탈퇴 결정 등 메가톤급 이슈들이 꼬리를 물며 투자 좌표를 잃은 탓이다. 안토넬리 대표는 “이 시장에서 돈을 버는 일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며 “비용 압박이 거의 모든 지역에서 증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yunghp@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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