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뉴시스】강신욱 기자 = 충북 충주시 문화동 호암저수지 신설 주차장 옆에 세워져 있는 위령탑(慰靈塔) 주인공이 밝혀졌다.
11일 호암지 서북쪽 산책로 옆 문화동 3887-1 일대에는 수리조합장 등의 공덕비가 세워져 있고 그 뒤쪽에는 8~9m가량 간격을 두고 가옥형 석함과 위령탑이 있다.
두 구조물은 1m 남짓 높이의 강돌 콘크리트 기단 위에 세워져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 가운데 위령탑은 높이 1m의 기단 위에 높이 95㎝, 폭 45㎝, 두께 26㎝ 크기다.
이 위령탑은 그동안 누구의 혼령을 위로하는 석물인지 알 수 없었으나 한 향토사학자의 노력으로 확인됐다.
'충주 아이들의 하늘' 김희찬 간사는 최근 1937년 5월23일 자와 25일자 매일신보에서 단서를 찾아냈다.
신문 보도에 따르면 충주수리조합 호암제에서 통관(桶管) 파손 수리공사를 하던 인천 조일조(朝日組) 잠수부 고하만차(古賀萬次·44)씨가 5월17일 익사하자 닷새 만에 한국인 제자 김성손(27)씨가 높은 수압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시신을 건져냈다.
이 같은 사건 개요를 당시 신문에서 찾아낸 김 간사는 "지난해 여름 공덕비를 탁본하던 중 지나가던 한 어르신이 '옛날에 호암지 둑방 공사에 머구리가 투입됐었는데…'라는 단서를 듣고 신문을 검색하다 익사 사고 기사를 찾았다"고 말했다.
'머구리'는 국어사전에 '바닷속에 들어가서 해산물을 따는 일을 하는 사람'인 '보자기'의 경북 사투리로 설명한다.
김 간사는 최근 한국농어촌공사 충주·제천·단양지사에서 위령탑 건립 예산 지출 등 관련 문서를 확인하고자 했으나 찾지 못했다.
김 간사는 "아마도 문서가 폐기된 듯 하다"며 "위령탑은 일제가 농업 수탈을 위해 축조한 호암제와 충주의 농업 변천사를 정리할 수 있는 자료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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