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력 패러글라이딩 잇단 사망 사고…안전 의무교육 제도화 필요

기사등록 2016/07/03 20:24:45 최종수정 2016/12/28 17:18:32
【시흥=뉴시스】정재석 기자 = 3일 경기 시흥에서 동력 패러글라이딩 추락으로 60대 동호회원이 숨지는 등 사고가 잇따르면서 의무 안전교육 및 장비 안전점검 신설 등 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현행 항공법은 동력 패러글라이딩인 초경량비행장치 자격증을 취득한 이후에는 의무 안전교육이나 장비 안전점검을 받아야 하는 규정이 없다.

 지난해 동력 패러글라이딩 사망사고가 2건이 발생한 데 이어 올해에도 벌써 2명이 사고로 숨졌다.

 전문가들은 동력 패러글라이딩 사고 가운데 조종자가 장비 과조작 등 안전수칙을 지키지 않아 발생하는 빈도가 높다고 지적하고 있다.

 ◇사고 나면 중·사상자 대부분

 3일 오후 1시3분께 경기 시흥시 방산동 갯벌에서 동력 패러글라이딩을 하던 백모(61)씨가 이륙 직후 10여m 아래 바닥으로 떨어져 의식을 잃고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오후 2시께 숨졌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사고는 백씨가 동력 패러글라이딩을 조작, 이륙 후 10여m 상공에서 약 10초 동안 머물다 갑자기 바닥으로 곤두박질쳤다.

 백씨는 지난해 3월 국토교통부로부터 초경량비행장치 자격을 취득한 이후 연습생 신분으로 동호회 회원들과 패러글라이딩을 해왔다.

 사고가 난 백씨 소유의 동력 패러글라이딩은 30마력, 200㏄의 출력, 무게는 30여㎏의 기종이다.

 백씨는 이날 오전 10시30분께 회원 등 10명과 함께 화성 전곡항 패러글라이딩장을 출발해 11시께 시화패러글라이딩장인 갯벌에 도착했고 점심 후 되돌아가다가 사고가 났다.

 경찰은 동호회 회원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앞서 지난 4월13일 오후 5시50분께 대구 달성과 경북 고령 사이에 있는 낙동강 강정고령보 인근에서 동력 패러글라이딩을 하던 50대가 강물에 추락해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다.

 지난해 11월3일에는 충남 아산시 염치읍 곡교리 곡교천 인근에서 동력패러글라이딩을 하던 김모씨(52)가 아산대교 아래로 추락해 사망했다. 

 ◇안전수칙 지키지 않는 사례 많아

 동력 패러글라이딩은 시속 60㎞의 속도로 하늘을 나는 비행장치기이지만 저공비행, 주택가 인접 등 비행금지 규정을 어겨 발생하는 사고 또한 잦다.

 특히 항공법에는 제한 공역(空域)에서 동력 패러글라이더를 타고 비행을 할 경우 항공 당국의 사전 승인을 반드시 받아야 한다.

 지난 1월17일 오후 3시께 경기 가평에서 동력 패러글라이딩을 하던 김모(45)씨가 땅바닥으로 추락해 중상을 입었다.

 김씨는 자라섬 상공에서 동력 패러글라이딩을 하면서 캠핑장 캐라반 위를 지나는 4m 높이 통신 케이블에 걸려 장비와 함께 도로에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9월에는 충남 보령에서 동력 패러글라이딩을 타던 30대 남성이 3시간 넘게 연락이 끊긴 채 행방불명 됐다가 허리와 다리를 다친 상태로 소방당국에 의해 구조되기도 했다.

 2014년 2월에는 한모(37)씨가 비행 제한 구역인 경기 평택항 근처에서 동력 패러글라이더를 조종하다 갯벌에 추락해 항공법 위반으로 입건되기도 했다.

 한국동력패러글라이딩협회 관계자는 "현행 항공법에는 자격증을 취득한 이후에는 평생 교육이나 안전점검을 한 번도 받지 않아도 아무런 규제가 없다"며 "잇달아 발생하는 동력 패러글라이딩 사고는 등은 비행금지 구역을 날거나 조종자의 장비 과조작이 대부분이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관련법을 강화하거나 안전교육 등 매년 일정 시간 이상의 교육을 반드시 이수하도록 제도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동력 패러글라이더 700명…제도권에는 고작 100명

 국내 동력 패러글라이더는 700명 정도로 파악되고 있지만, 한국동력패러글라이딩협회에 가입한 정회원은 불과 100여명에 불과한 실정이다.

 협회 차원에서는 정회원을 상대로 매년 2회 지상·수상 안전교육과 함께 정기적인 장비 안전점사 등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협회에 가입하지 않은 대부분의 비회원은 안전교육 등의 제도권에서 벗어나 있어 안전비행 조종이나 비행금지 규정을 제대로 지키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동력패러글라이딩협회 관계자는 "대부분 비회원으로 사고를 집계하는데 한계가 있다"며 "현재로써는 비회원들이 협회라는 제도권으로 들어와 철저한 교육을 받고 비행 안전수칙을 지켜야 사고를 크게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fugo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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