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데뷔 첫 홈런' 김현수, 주전 도약 신호탄될까

기사등록 2016/05/30 08:28:37 최종수정 2016/12/28 17:07:55
【클리블랜드=AP/뉴시스】미국프로야구 볼티모어 오리올스의 김현수(28)가 30일(한국시간)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와의 경기에서 빅리그 데뷔 17경기 만에 솔로 홈런을 터뜨린 뒤 홈으로 들어와 동료의 축하를 받고 있다. 2016.05.30.
【서울=뉴시스】오종택 기자 = 김현수(28·볼티모어 오리올스)가 드디어 메이저리그 데뷔 첫 홈런을 쏘아 올렸다. 주전 경쟁에 본격 청신호를 밝혔다.

 김현수는 30일(한국시간)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와의 경기에 2번 타자 겸 좌익수로 선발 출장해 4-4 동점이던 7회초 상대 불펜 투수를 상대로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 홈런을 터뜨렸다.

 데뷔 17경기 만에 쏘아 올린 첫 홈런이자 이날 경기 결승점으로 김현수는 팀이 승리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김현수는 많은 기대와 함께 빅리그에 진출했다. 당시 타격 능력 만큼은 탁월했던 그의 메이저리그 연착륙을 의심하는 이는 별로 없었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스프링캠프에서 23경기 연속 무안타에 그치는 등 타율 0.178(45타수 8안타)로 부진했다.

 벅 쇼월터 감독은 이런 김현수에게 마이너리그행을 권유했다. '마이너 거부권'을 행사하며 메이저리그 개막 로스터 진입에 성공한 김현수지만 코칭스태프와 팬들에게 철저히 외면 당했다.

 홈 개막전 당시 김현수는 팬들의 야유를 받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이후 주전 자리를 루키 조이 리카도에게 내준 김현수는 벤치만 달궜다.

 절치부심 기회가 오기만을 기다린 김현수는 이따금씩 경기에 나서는 상황에서 제 역할을 충실히 했다.

 데뷔전인 지난달 11일 템파베이를 상대로 멀티히트를 기록한 김현수는 5월1일 시카고 화이트 삭스전에서는 3안타를 폭발시켰다.

 5월 중순까지도 출장기회가 적었던 김현수는 지난 19일 이후 5경기 연속 출장 기회를 잡지 못하며 좋았던 타격감을 잃지 않을까 우려를 낳기도 했다.

 그러던 중 지난 26일 휴스턴과의 경기에 오랜 만에 선발 출전한 그는 2루타 2개 포함 3타수 3안타 볼넷 1개로 데뷔 후 최고 활약을 보여주며 쇼월터 감독의 눈에 들기 시작했다.

 이후 4경기 연속 출장 기회를 잡은 김현수는 15타수 5안타를 비롯해 안타가 없는 경기에서도 출루에 성공했다.

 그리고 5연속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린 김현수는 데뷔 첫 홈런을 팀에 승리를 안기는 결승 홈런으로 장식하며 확실한 눈도장을 찍었다.  

 현지 언론도 김현수의 활약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볼티모어 지역매체 MASN은 "김현수가 데뷔 첫 홈런을 터뜨렸다. 흠잡을 곳 없는 타이밍이었다"며 "이제 김현수를 '킴콩(Kim Kong)'이라 불러야 할 듯하다"라고 언급했다.

 볼티모어 선은 "김현수가 클리블랜드 팬들 앞에서 균형을 깼다"며 "김현수의 이날 스윙은 의심의 여지 없이 올 시즌 가장 강력했다"고 전했다.

 김현수는 경기가 끝난 뒤 현지 중계진과의 인터뷰에서 "초반에 내가 못했기 때문에 경기에 많이 나서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언제든지 경기에 나갈 수 있도록 준비를 열심히 했던 것이 지금의 좋은 결과로 나오는 것 같다"며 "자신감은 충만하다. 앞으로 자신감 있게 하려고 한다"고 의욕적인 모습을 보였다.

 김현수가 이날 홈런으로 당장 붙박이 주전을 보장받기는 어렵겠지만 적절한 타이밍에 터진 홈런포는 자신의 가치를 더욱 끌어올리는 계기가 됐음에는 분명해 보인다.

 ohjt@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