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역 살인사건, 여성인권 보장받지 못한 상징적 사건"

기사등록 2016/05/26 20:29:39 최종수정 2016/12/28 17:07:16
표창원 당선인 "사회적 약자 위한 보호장치 마련해야"
 이택광 경희대 교수 "여성혐오는 이데올로기며 구조적인 문제, 해결 시급"
 송란희 여성의전화 사무처장 "여성폭력근절기본법, 여성범죄통계 구축필요"

【서울=뉴시스】이재은 기자 = 전문가들과 여성단체는 강남역 살인사건를 계기로 우리 사회에서 여성이 약자라는 점을 인정하고 이에 대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국회의원 당선인과 전문가 및 여성단체는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강남역 여성 살인사건의 원인과 대책' 긴급 토론회를 열고 이같이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표창원 당선인은 "대한민국 사회는 여성과 어린이, 노인,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의 인권을 제대로 보장해 주지 않고 있다"며 “강남역 사건과 부산에서 발생한 여성 대상 묻지마 폭행은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라고 말했다.

 이택광 경희대 교수는 "이번 사건으로 여성이 소수자고 약자라는 것이 증명된 '페미사이드(여성살해범죄)'다. 여성혐오는 엄연히 이데올로기며 구조적인 문제"라면서 "해결되지 않으면 유사한 사건이 지속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남성의 상대적 박탈감은 가부장제 이데올로기가 구축했던 근대적 경제모델이 무너지고 있는 과정에서 비롯됐다"면서 "그러나 남성들은 구조나 계급에 문제제기를 하지않고 눈앞에 보이는 약자에게 모든 책임을 돌린다. 한국남성에게 가장 빈번하게 목격되는 약자는 바로 여성"이라고 말했다.

 송란희 여성의전화 사무처장도 "이 사건을 '묻지마' '정신질환자' 등으로 규정하고 '남혐' 등의 용어를 사용하는 것은 본질을 흐리며 왜곡하고 축소하는 것"이라면서 "강력한 사회적 개입으로 여성폭력을 중단시켜야하고 여성폭력근절기본법, 여성범죄통계 등을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송 사무처장은 "여성에 대한 폭력은 성적불평등에서 비롯된다"면서 "여성폭력근절을 위한 모든 정책은 성평등을 지향해야하며 성평등 정책은 당연히 여성에 대한 폭력 근절을 담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언론이 이번 사건을 '묻지마 범죄'나 화장실 문제 등으로 규정하는 것은 사건의 본질을 흐리는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윤소 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 사무국장은 "여성혐오의 문제를 제대로 짚어내지 못하고 갈등을 부추기는 보도들은 언론이 성인지적 관점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다"며 "이런 언론의 태도는 여성혐오를 심화시킬 것"이라고 비판했다.

 lje@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