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 형사10단독 이환승 부장판사는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송모(48)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고 8일 밝혔다.
송씨는 지난해 2월6일 서울 서초구의 한 주유소 세차장에서 자동세차를 했다.
세차를 마친 송씨는 출구 쪽으로 나가기 위해 차량을 약간 우회전했고 갑자기 빠른 속도로 돌진했다. 그러던 중 앞쪽에 다른 차량을 손세차하기 위해 서있던 김모(43)씨를 차량 앞부분으로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김씨는 그 즉시 사망했다. 송씨의 차량은 세차장 밖 도로까지 그대로 밀려나가 도로 중간에서 멈췄다.
검찰은 송씨가 전방을 잘 보고 운전해 사고를 방지해야 하지만 빠른 속도로 진행해 과실이 있다며 재판에 넘겼다.
이 부장판사는 "차량의 조향장치와 제동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상태에서 일어난 불가항력적인 사고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 업무상 과실이 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정을 의뢰해 사고 후 차량 상태를 관찰한 결과, 기능에는 별다른 이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부장판사는 그러나 "현재의 과학기술 수준에서 사고 차량의 '급발진 현상' 발생 여부를 직접 증명하기 곤란하다"며 "세차 중인 차량의 시동이 켜져 있을 경우 차량 내 공기와 연료, 수분이 뒤섞이면서 엔진의 상태가 변화할 수 있어 세차장에서의 급발진 사고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외관상 차량 기능에 이상을 일으킬 만한 별다른 이상을 발견할 수 없다는 사정만으로 사고 당시 정상 작동되는 상태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가속장치는 최대로 작동하고 제동장치는 작동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인정되나 이것이 브레이크를 밟지 않아 제동장치가 전혀 작동하지 않았다는 증명자료가 되기에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세차를 마치고 출구로 나가면서 가속페달을 최대로 밟아 차량을 급가속으로 진행할 만한 특별한 이유를 발견할 수 없다"며 "10년 이상 별다른 사고 경력이 없고 운전경력에 비춰 제동장치를 잘못 작동해 가속페달을 밟았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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