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 8단은 이날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에 마련된 이 9단과 구글 딥마인드 인공지능(AI) 알파고의 대국장에서 기자와 만나 '2국 당시 이 9단이 많이 불안해 보였다'는 질문을 받고 이같이 밝혔다.
그는"이 9단 대국은 격정적인 편"이라며 "엄청나게 두드려도 (알파고가) 반응이 없고 자기 길만 가니까 벽을 치는 느낌이었을 것이다. 상대한테 자기의 기가 빨려 들어가는 느낌을 받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권 8단은 3국에 임하는 이 9단의 표정을 보고 "3국을 지면 어떤 상황이든 지는 것이다. 세돌이 입장에서는 배수의 진을 친다는 각오로 임하는 것 같다"고 했다.
권 8단은 "(대국) 후반에는 안된다는 것이 프로기사들의 공통 의견"이라며 "이 9단이 초중반에 승부를 내야 한다"고 조언했다.
권 8단은 이 9단의 대국이 모두 끝날 때까지 계속 현장을 지킬 것이라고 했다.
그는 "경기 진 거 알고는 곤란해 할까 봐 (이 9단을 안 보고) 그냥 갔다. 이겼다면 기뻐서 이야기할 텐데 질 때는 괴롭다. 그래도 세돌이가 잘하는지 계속 나와서 봐야 할 것 같다"고 했다.
권 8단은 교육자로서 다가올 AI시대를 대비해야 한다고 했다.
"이번 대국으로 바둑이 끝나는 것이 아니다. 바둑은 계속된다. 교육자로서 앞으로 있을 '문화(바둑)와 문명(AI)의 대국'을 준비해야 할 필요를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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