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롤 역시 이전에 느껴본 적 없는 감정적인 평화를 느낀다. 사실 그녀는 남편과 이혼 소송 중이다. 무너져가는 결혼생활을 일으켜보려고 하지만, 남편보다 테레즈에게 더 끌린다. 서로에게 빠져드는 감정의 혼란 속에서 두 사람은 결단을 내린다. 과연 두 여자의 사랑은 이뤄질 수 있을까?
영화 '캐롤'(감독 토드 헤인즈)은 파격적이고 신선한 작품이다. 우연한 마주침으로 운명적 사랑에 빠지는 스토리는 보통 남녀간의 관계에서 등장한다.
이 영화는 그 '편견'에 대해 정면으로 마주했다. 여자끼리의 사랑에 대해서 편견없이 봐줄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지, 그런 사랑의 방식을 이해해줄 수 있는지 등 묵직한 질문을 끊임없이 던진다.
영화의 매력에 빠져든 사람이라면 보편적 사랑의 방식이라는 데 동의할 것이다. 누군가에게 감정적으로 끌리는 데는 이유가 없고, 명확히 설명할 수 없다는 것이다. 어떤 사람에게 마음이 끌리고, 또 어떤 사람에게는 끌리지 않는지 그 여부만 정확히 알 수 있을 뿐이다.
이 영화는 '리플리'(감독 앤터니 밍겔라)를 탄생시킨 작가 패트리샤 하이스미스(1921~1995년)의 자전적 소설인 '소금의 값'을 원작으로 했다.
영화는 그 시절 남자들 간의 사랑보다 더욱 금기시됐던 사랑에 대해서 독특하게 풀어낸다. 인간의 본성을 파헤친 감독의 연출과 미술이 돋보인다. 특히 캐롤의 화려한 의상이 눈길을 끈다.
이 영화의 가장 큰 볼거리는 각 캐릭터들의 강한 개성과 배우들의 명연기다. 케이트 블란쳇과 루니 마라는 극 중 인물에게 빙의라도 된 듯 온몸으로 뛰어난 연기를 펼쳤다. 탁월한 연기가 동성애에 대한 거부감을 상쇄시킨다.
사실 동성애에 뚜렷한 해답은 없다. 두 여자의 사랑을 섬세하면서도 세련되게 표현했다. 흔들리는 눈빛과 표정 연기가 압권. 캐롤에게는 감정이입도 하게 된다. 그녀는 20대의 테레즈와는 처지가 다르다. 결혼을 했고 네 살배기 딸이 있기 때문에 테레즈와 사랑을 이루면 잃을 것이 많다.
'캐롤'은 제88회 아카데미 시상식 여우주연상, 여우조연상, 각색상, 촬영상, 음악상, 의상상 등 6개 부문 후보 지명과 호주와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에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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