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끼리 보호 단체인 '세이브 디 엘리펀트(Save the Elephants)'가 최근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중국 코끼리 상아값이 1㎏당 평균 1100달러(약 130만 원)로 떨어졌다고 8일(현지시각) 워싱턴포스트가 보도했다.
이는 지난해 중국 시장에서 거래된 상아 1㎏당 평균 매매가인 2100달러의 절반 수준이다. 중국은 경제성장을 거듭하면서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상아 매매 가격이 3배 가량 증가했었다.
동물보호 단체들은 중국 내 상아 매매를 금지하라는 국내·외 여론이 높아지고,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코끼리 상아 무역을 금지한 것이 상아 수요를 낮춰 가격을 떨어지는 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중국 경기가 둔화되고 정부가 강력한 반부패 정책을 시행한 것도 상아값을 낮춘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세이브 디 엘리펀트 창립자 더글라스 해밀턴은 "이 수치를 보고 매우 큰 용기를 얻었다"면서도 "일부 밝은 면도 있지만, 여전히 우리는 아프리카 대부분 지역에서 무분별하게 코끼리들이 살해되는 것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해밀턴은 지난 9월 시 주석이 워싱턴을 방문했을 당시 중국 내에서 상아 거래를 금지한 것이 상아 수요를 낮추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진단했다. 해밀턴은 중국과 미국 정상들이 보여준 리더십이 "굉장히 중요하다"며 시 주석의 약속이 하루라도 빨리 법제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해밀턴은 "일부 투기꾼들이 코끼리 개체가 심각하게 줄어들거나 멸종되는 것과 상관없이 상아를 계속 거래해 부를 축적하려 한다"며 "시 주석이 모든 거래 행위를 불법으로 만들면 투기꾼들에게 리스크를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중국에서 상아 가치가 떨어지면서 아프리카 코끼리들에게 '구명 줄'이 던져진 셈이지만, 매년 수만마리씩 학살되는 코끼리 밀렵은 쉽게 수그러들지 않을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몇몇 전문가들은 중국 내에서 상아 거래를 법으로 금지한다면 주변 국가인 라오스와 베트남, 미얀마 등으로 상아 시장이 옮겨갈 수 있다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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