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 좋은 개살구'…빨간불 켜진 강원도 재정

기사등록 2015/12/04 08:36:19 최종수정 2016/12/28 16:01:06
【춘천=뉴시스】박혜미 기자 = 강원도 재정에 '빨간불'이 켜졌다.

 사상 최대 금액의 국비를 확보했지만 빚은 늘어난 반면 복지는 최하위권에 머무는 등 실속은 없는 '빛 좋은 개살구'라는 지적이다.

 4일 강원도 등에 따르면 정부예산 국회 의결 결과 강원도는 내년도 국비 6조3028억원으로 사상 최대 금액을 확보했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도 3대 현안 중 춘천~속초 동서고속화 철도와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사업 예산은 한 푼도 반영되지 못했다.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사업은 총 사업비 460억원 규모로 이중 절반인 230억원을 국비로 추진할 계획이었지만 국비 실패로 일단 지방비로 추진하게 되면서 도와 군이 고스란히 떠안게 됐다.

 정의당 강원도당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강원도의 예산 대비 채무 비율은 증가하고 있는 반면 사회복지 비중은 최하위권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8평창동계올림픽 등으로 경기장과 기반시설 등에 막대한 예산이 투여되면서 부채비율이 높고 상대적으로 복지, 교육예산이 줄어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강원도 재정진단을 진행한 나라살림연구소 손종필 연구원의 발표자료에 따르면 강원도의 2015년 예산액은 4조5589원으로 전년도 3조9965억 원보다 5623억원인 14.04% 증가했다.

 하지만 2014년 말 지방채무 잔액은 8450억 원으로 예산대비 채무비율이 무려 17.3%에 이르며 강원도개발공사는 예산대비 부채비율이 2014년 기준 316%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중기지방재정계획상 2015년 2500억원의 지방채 발행을 포함해 향후 5년간 9300억 원의 지방채를 추가 발행할 예정인만큼 채무는 지속 증가할 전망이다.

 사회복지 비중은  2014년 결산 기준 27.79%로 17개 광역도시 중 제주를 제외하고 최하위로 나타났으며 전국 평균(31.1%) 보다도 3.3%포인트 가량 낮다.

 특히 최문순 도지사의 역점사업이었던 도내 대학생 등록금 지원 재정보전사업 30억원, 지방의료원 지역개발기금 융자상환금 지원 30억원, 무상급식 예산 24억원 가량이 삭감되는 등 복지는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강원도 재정자립도는 2011년 21.37%(당초예산 기준)에서 계속 떨어지면서 2015년 현재 18.03%를 나타내고 있다. 광역도의 평균 재정자립도가 30.1%인데 비하면 매우 낮은 수치다.  

 이는 현재 도 재정규모가 커진 것이 평창올림픽을 비롯한 대규모 사업으로 중앙정부의 지원 규모가 커졌기 때문이다.

 따라서 올림픽 이후에 지원이 줄어들면 대규모 시설에 대한 부담이 더해지고 부채 상환 등으로 강원도 재정은 극심한 어려움에 빠질 가능성이 높고 이는 결국 복지 분야의 지원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손종필 나라살림연구소 연구원은  "중앙정부 지원이 큰 만큼 대규모 투자를 통한 지역개발에 대한 욕구는 매우 높아질 수 있다"며 "그러나 간과해서는 안되는 일은 결국 투자에 대한 책임은 강원도가 진다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도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정책 마련에 대한 방향을 우선적으로 고려하고 농림해양수산분야와 교육분야의 예산 비중 감소는 피하는게 좋다"며 "평창동계올림픽을 취소할 수 없는 상황인 만큼 이를 제외한 대규모 투자사업에 대한 재검토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정의당강원도당, 원주녹색연합, 강릉시민행동은 4일 '강원도 재정의 현재와 미래, 무엇을 준비해야 하나'를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한다.

 이날 토론회는 손종필 나라살림연구소 연구원의 '강원도 재정의 미래는 안전한가?'와 김상철 문화연대 정책위원의 '동계올림픽 대규모 투자의 위험성-강원개발공사와 특별회계를 중심으로'를 각각 주제로 한 발제와 토론으로 이어진다.  

 fly1225@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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