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시스】노창현 특파원 = 미주지역의 주말한국학교에 대한 미국인들의 관심이 뜨겁다.
해외동포자녀들의 한글교육과 정체성 강화를 위한 역사문화교육의 전진기지인 한국학교에 등록하는 미국인 등 현지인들의 비율이 크게 높아지고 있다.
주말에 운영되는 한국학교들은 일반 공립학교 건물을 빌려 쓰거나 규모가 큰 교회의 경우 자체 학교들을 운영하고 있다. 2015-2016 학기는 대부분 지난 12일 시작돼 12월19일까지 1학기 수업을 하고 2월부터 5월까지 2학기가 이어진다.
최근 한국학교들의 특징적인 현상은 미국인들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이같은 현상은 한국문화를 접하기 힘든 지역에서 더 두드러지고 있다. 코네티컷 남부의 경우, 뉴욕 메트로폴리탄 지역에 포함되지만 상대적으로 거리가 멀어 한인들의 숫자가 적고 한국 문화를 접할 기회 또한 많지 않다.
신학기 두 번째 수업일인 19일 송용주 교장(교육학박사)은 "코네티컷은 백인주민 비율이 높고 상당히 보수적인 곳이다. 솔직히 한국하면 한국전쟁외엔 아는게 없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데 최근 2년 사이에 한국학교에서 공부하고 싶다는 문의가 많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학교에 대한 관심은 수년전부터 불고 있는 범세계적인 한류열풍에 기인하지만 미국의 경우, 외국 노래로는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싸이의 '강남스타일' 후폭풍 덕분이다. 이같은 수요로 인근 페어필즈엔 최근 미국인을 위한 한국학교 클래스가 독자적으로 만들어져 운영될 정도이다.
송용주 교장은 "강남스타일 히트이후 생전 없던 문의 전화들이 쇄도하는데 놀랄 정도였다"고 말했다. K-팝이 젊은 층을 흔들었다면 한국에 관한 다양한 보도와 오바마 대통령의 한국교육 찬사 등은 기성세대들을 한국학교에 끌어들이는 요인이 되고 있다.
초급반에 등록한 고등학교 수학교사 배리 클라인펠드는 "한국 입양아를 키우고 있어 나부터 한국말을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중급반의 로빈 매스헵은 예일대 교수로 역시 한국서 입양한 초등학생 아들을 두고 있다. 모자가 나란히 주말 한국학교에 다니는 그녀는 쉬는 시간 아들을 데려와 인사를 시키는 등 한국 문화와 한국어를 배우는 것에 큰 자부심을 느끼고 있었다.
열렬한 케이팝 팬인 흑인대학생 제라이 에반스(예일대)은 한국 노래와 문화를 더 많이 알고 싶어 한국학교를 노크한 경우다. 그는 즉석에서 부드러운 미성으로 노래 한곡을 멋지게 불러 박수를 받았다.
송 교장은 “미국 학교 건물을 빌려쓰는 한국학교들은 높은 렌트비 부담과 시설 활용의 어려움이라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어서 자체 펀드레이징과 함께 한국과 미국 정부의 지원을 받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토요한국학교엔 뉴욕한국교육원의 박희동 원장이 두시간 반 차를 타고 달려와 눈길을 끌었다. 부임후 167개 한국학교들을 순차적으로 방문하고 있는 박희동 원장은 학교의 요청에 따라 한국서 제작된 교재 20여권을 추가로 전달하고 교장 및 교사들과의 간담회를 통해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박희동 원장은 "주말한국학교 선생님들은 오로지 미국서 자라나는 2세들을 돕고자하는 사명감 하나로 개인을 희생하고 있다. 요즘 들어선 미국인들에게 한국을 알리는 선도적인 역할도 하고 있는만큼 교육원 차원에서 체계적인 지원이 이뤄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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