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류업계에 '순한 칵테일 소주' 돌풍이 매섭다. 최근 과일 칵테일을 맛본 애주가들의 평가다. 출시하자마자 20대 젊은 층과 여성 소비자들의 마음을 흔들어버렸다.
롯데주류가 불을 붙인 과일 칵테일 시장에 소주업계 1위 하이트진로까지 가세했다. 주류 시장에 때 아닌 달콤살벌한 전쟁이다.
롯데주류의 '처음처럼 순하리'와 하이트진로의 '자몽에이슬'. 어떤 맛일까.
주류업계의 '허니버터칩'이라는 애칭으로 불리며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처음처럼 순하리'. 2200만병을 넘어서며 소주베이스 칵테일 시장의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기존 소주가 첫 잔을 마실 때 "캬악~"이라는 감탄사가 절로 나오는 쓴 맛을 주었다면 이들 과일 칵테일은 마치 음료를 마시는 느낌을 주기에 충분했다.
'처음처럼 순하리'의 첫 느낌은 '목 넘김이 좋다'였다. 유자과즙 및 유자향이 첨가된 칵테일이라 맛도 좋고 향도 일품이었다.
용량 360㎖에 알코올 도수 14도로, 유자 특유의 새콤달콤한 맛과 부드러운 목넘김이 특징인 제품이다. 쓰지 않고 음료수 같으니 술이 계속 넘어갔다.
폭음하기보다는 즐겁고 가벼운 술자리를 즐기는 젊은층과 여성 고객들을 타깃으로 저도주를 선호하는 소비자들에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순하리의 순한 맛과 달달한 맛 때문일까. 자몽에이슬의 맛 기대감은 한층 높아졌다. 자몽에이슬을 마셔보니 순하리보다는 덜 달면서 자몽의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있었다.
부드러워 목 넘김이 좋아 연거푸 3~4잔은 거든하게 마실 수 있었다. 자몽향이 소주 특유의 알코올 냄새를 가시게 해 술술 넘어갔다. 기존 소주의 목 넘김이 힘든 이유도 사실 알코올 냄새 탓이 크다.
다만 삼겹살에는 소주, 파전에는 막걸리, 치킨에는 맥주가 어울린다면 과일 칵테일에 어울리는 안주가 쉽게 떠오르지 않았다.
알코올이 낮다고 이들 칵테일 소주가 가벼운 술로 여긴다면 큰코다친다. 알코올 도수는 낮지만 오히려 더 취할 수 있고 다음날 숙취가 더 심하기 때문.
결국 또한 진짜 소주를 좋아하는 사람에겐 권하고 싶지 않다. 전혀 소주 맛을 느낄 수 없기 때문이다. 소주의 매력은 마실수록 더 마시고 싶은 데 있지만, '처음처럼 순하리' '자몽에이슬'은 몇 병 마시고 난 후 이내 찾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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