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모자왕은 없다… '성역없는 부패 척결' 확인시킨 中 저우융캉 판결

기사등록 2015/06/12 11:36:45 최종수정 2016/12/28 15:08:42
【AP/뉴시스】11일 중국 CCTV 화면으로 저우융캉 전 공산당 상무위원이 톈진 법원 피고석에 서 선고를 듣고 있다. 그는 이날 뇌물수수 등으로 종신형을 받아 부패 죄목으로 유죄를 받은 최고위 중국 공산당 간부가 됐다. 사법 공안을 책임졌던 저우는 아내, 아들과 함께 230억원 규모의 뇌물을 받았다고 판결문은 지적했다. 그러나 저우 가족들이 축적한 재산은 140억 달러(15조원)에 달한다고 BBC는 전했다. 종신형과 함께 전 재산 몰수형이 내려졌다. 2015. 6. 11     
【서울=뉴시스】문예성 기자 = 중국 사법 당국이 부패 혐의로 기소된 저우융캉(周永康) 전 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겸 중앙정법위원회 서기)에게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하면서 '철모자왕은 없다'는 중국 지도부의 성역없는 부패 척결 행보를 보여줬다.

 11일 중국 신화통신 등 관영 언론들은 톈진(天津)시 중급법원이 저우 전 서기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고, 저우 전 서기는 상소를 포기해 형이 확정됐다고 속보로 보도했다.

 중국 검찰은 부패 혐의로 작년 12월 사법기관에 넘겨졌던 저우 전 서기를 4월3일 기소했다.

 저우 전 서기에 대한 무기징역 선고는 중국 최고지도부 처벌의 첫 사례로 개혁·개방 이후 '정치국 상무위원은 처벌하지 않는다'는 중국 공산당 내부 '형불상상위(刑不上常委)' 불문율도 깨졌다.

 이날 저녁 국영 중국 중앙(CC)TV 뉴스 프로그램에 저우 전 서기의 재판 장면에서 저우 전 서기는 머리가 하얗게 변하고 얼굴에 주름이 가득해 불과 수 개월 만에 늙고 쇠약해진 모습이었다.

 이런 가운데 중국 공산당 기관지 런민르바오(人民日報)는 "누구도 헌법 법률을 뛰어넘을 특권은 없으며 그 누구도 상관없이 '철모자왕(鐵帽子王)'이 될 수 없다"고 평가했다.

 신문은 관련 논평에서 "당 기율과 국법은 모든 당에 보편적으로 구속력이 있다"며 "국가법 앞에서 특수 국민은 있을수 없고, 권력의 대소와 직위의 고하를 막론하고 그 누구도 상관없이 '철모자왕'이 될 수 없다"고 역설했다.

 철모자왕은 중국 청나라때 왕족의 작위로, 황제의 아들이나 황제를 제외한 형제인 친왕(親王)의 아들이 받는다.

 친왕보다 한 등급 낮지만 이에 책봉되면 매년 1만 냥의 은과 쌀 500섬을 받는 특권을 자자손손 물려줄 수 있어 핵심 특권층의 대명사로 사용돼 왔다.

 이에 앞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사정 당국 사령탑 왕치산(王岐山) 중앙기율검사위 서기 모두 부패 관료를 지적하면서 철모자왕이라는 단어를 사용해 왔다.

 런민르바오는 또 "당 기율과 국법은 모든 당에 보편적으로 구속력이 있다"며 "저우융캉에 대한 처벌은 우리에게 어떤 개인과 조직도 이 두가지 규정을 존중해야 하고, 그 틀 안에서 행동해야 한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고 역설했다.

 이어 "시 총서기를 필두로 하는 당 중앙지도부는 당과 국가의 존망과 연관이 된다는 생각으로 강력한 부패 척결을 벌여왔고, 당의 자존감과 위신을 회복시켰다"면서 "청렴한 당풍 건설과 부패와의 전쟁은 영원히 지속될 것이며 국민의 지지와 법률적 지지가 있다면 이 어렵고 힘든 전쟁에서 우리는 반드시 이길 수 있다"고 역설했다.

 그러나 보시라이(博熙來) 전 충칭(重慶)시 서기 재판과 달리 저우융캉 재판은 비공개로 열렸고, 무기징역으로 서둘러 마무리한 것은 시진핑 세력과 반(反)시진핑 세력 간 정치적 타협의 결과로 보인다는 분석도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보 전 서기의 재판 과정은 상대적으로 공개됐고, 그는 법정에서 죄수복에 수갑도 찬 채 재판을 받았다.

 종신형 선고도 저우융캉이 사형을 선고받을 것이란 예상을 빗겨간 것이다.

 sophis731@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