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의 씨앗 때문에…고개숙인 청주 수장들]

기사등록 2015/06/09 16:12:38 최종수정 2016/12/28 15:07:41
【청주=뉴시스】이병찬 기자 = 9일 충북 청주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연 이승훈 청주시장이 야당 시의원을 '무식하다'고 폄훼했던 자신의 문자메시지에 대해 사과한 뒤 고개를 숙이고 있다.2015.06.09.  bclee@newsis.com
【청주=뉴시스】이병찬 기자 = 충북 청주시를 이끄는 새누리당 소속 시장과 시의장이 '갈등의 원인'인 새 CI 때문에 나란히 고개를 숙였다.

 9일 이승훈 시장은 야당 시의원을 '무식하다'고 깎아내린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때문에, 김병국 의장은 새 CI 관련 조례안 '날치기' 처리로 시작된 여야 갈등에 대해 각각 사과했다.

 김 의장은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열어 "새 CI 관련 문제는 정치적 사안이 아니고 이미 마무리된 것이어서 대화를 통해 얼마든지 해결할 수 있다"며 의사일정 거부를 선언하고 장외투쟁에 나선 야당 시의원들에게 등원을 호소했다.

 그는 "논란을 야기한 일련의 사태는 매우 유감"이라며 "시의회 의원 사이의 갈등으로 85만 청주시민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말했다.

 김 의장은 이어 "새정치연합 의원들이 의사일정을 거부하고 보직을 사퇴한 것은 청주를 사랑하는 충정이라 믿는다"고 치켜세우면서 "지난 일은 다 잊고 원내로 들어와 새로운 마음으로 함께 지혜를 모아 의정활동을 펼치자"고 당부했다.

 앞서 이 시장도 이날 오전 사과 기자회견을 했다. 그는 새누리당 시의원들이 날치기 처리한 새 CI 관련 조례 공포를 거부하라는 새정치연합 시의원들을 '무식하다'고 했다가 코너에 몰렸다.

 이 시장 역시 "야당 시의원들을 폄훼하려는 의도는 아니었지만 용어는 부적절했다"며 유감을 표명하고 사과하면서 재발방지를 약속했다.

 시장과 시의장의 '수난'을 야기한 새 CI는 지난달 22일 제8차 임시회에서 새누리당의 단독 표결로 통과돼 오는 11일 관련 조례가 공포된다.

 그러나 이 시장은 내달 1일 통합 청주시 출범 기념식에서 하려던 CI 선포식을 취소함은 물론 여야 시의원들의 협의가 이뤄질 때까지 새 CI를 시행하지 않을 방침이다.

【청주=뉴시스】이병찬 기자 = 2일 충북 청주시의회 의장실에서 새정치민주연합 최충진(왼쪽)이 눈을 감은 채 새누리당 김병국 의장의 발언을 듣고 있다.2015.06.02.  bclee@newsis.com
 문제의 '막말' 문자메시지는 이 시장의 이 새 CI 시행 보류 방침에 반발한 같은 당 시의원들을 달래는 과정에서 나왔다. 

 청주의 영문 첫 글자 C와 J를 '생명의 씨앗'으로 형상화했다는 게 시의 설명이었으나 이 씨앗은 청주시의회 여-야 갈등에 이어 여-여 갈등까지 일으킨 갈등의 씨앗이 됐다.

 김 의장이 사과하고 등원을 촉구했지만 새정치연합 시의원들은 10일부터 새 CI 채택의 부당함 등을 알리기 위한 거리 선전전에 나설 방침이다.

 각계 각층의 혹평과 재검토 요구도 이어지고 있다.  

 청주미술협회 청주민족미술인협회는 지난 1일 공동 성명을 통해 "청주시를 구성하는 다양한 주체가 참여하지 못한 응용디자인 결과물은 완성도가 떨어지고 다양성도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청주대 시각디자인학과 교수들도 이날 보도자료를 내어 "국적 부재의 영문 이니셜 중심의 표현은 종속적"이라며 전면 재검토를 요구했다.

 bclee@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