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심을 필기시험으로 평가한다?…황당한 공문]

기사등록 2015/04/23 10:04:12 최종수정 2016/12/28 14:54:13
【청주=뉴시스】연종영 기자 = 학생의 효심을 필기시험으로 평가한 후 자격증까지 주겠다며 협조를 요청하는 황당한 공문이 초·중·고교에 날아들었다.

 23일 충북도교육청 등에 따르면 지난달 초 도내 480여 개 초·중·고교에 S재단 명의의 '효행인성검정평가시험 안내 요청' 공문이 접수됐다.

 도교육청과 시·군의 교육지원청을 거치지 않고 직접 일선 학교에 날아든 공문의 내용은 '제1회 효행인성평가검정시험'을 3월 2일부터 10월 30일까지 네 차례 시행할 테니 많은 학생에게 안내해달라는 것이다.

 공문의 수신처는 충북을 포함한 전국 17개 시·도 초·중·고교다. 이 재단이 첨부한 시험 요강에는 객관식·주관식 필기시험을 치르고 1품에서 5품까지 등급을 매겨 자격증을 준다고 돼 있다.

 등급에 따라 적게는 8000원(5품)에서 많게는 2만원(1품)까지 차별화한 검정회비(응시료)를 안내하면서 응시자가 송금할 은행계좌번호도 기재했다.

 시험일은 3월 28일, 6월 27일, 9월 19일, 11월 28일이다.

 공문을 받아든 일선학교 교사들은 황당한 표정을 짓고 있다. 청주 A중학교 교장은 "효행 자격증을 주겠다는 것인데, 효심의 정도를 필기시험으로 측정하겠다는 발상이 한심스럽다"고 말했다.

 청주  A초교 교사는 "효행 자격증이 있어야 효심 가득한 학생이고, 자격증이 없으면 불효자가 되느냐"며 "필기시험 성적이 좋은 학생은 효자, 그렇지 않은 학생은 불효자로 구분하겠다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지적했다.

 도교육청도 황당한 반응을 보이긴 마찬가지다. 교육청 관계자는 "S재단이 일선학교에 직접 보낸 공문이어서 도교육청과는 무관한 일"이라며 "필요하다면, 응시한 사례가 있는지 살펴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S재단이 검정시험을 시행하는 취지 등에 관해 알아보려 공문에 적혀있는 전화번호를 통해 수차례 연락했지만, 전화는 불통이었다.

 jyy@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