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책]최고 가치는 '잘 사는 것'… 드워킨 '정의론'

기사등록 2015/04/19 17:29:03 최종수정 2016/12/28 14:53:01
【서울=뉴시스】조인우 기자 = 세계적 법학자 로널드 드워킨의 역작 ‘정의론’의 원제는 ‘고슴도치를 위한 정의(Justice for Hedgehogs)'다. ’여우는 많은 것을 알지만 고슴도치는 큰 것 하나를 안다‘는 아르킬로코스의 시구에서 따왔다.

 여기서 ‘큰 것 하나’는 ‘가치’를 말한다. 그것도 정의, 평등과 자유, 법과 민주주의 등 수많은 가치를 관통하는 근본적 가치다.

 이 근본적 가치를 확인하기 위해 드워킨은 ‘도덕적 판단에도 진리가 있을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도덕은 사실의 영역이 아니므로 도덕적 추론은 해석적이 된다. 이렇게 ‘사실’이 아닌 ‘해석’에서 어떻게 진리를 도출할 수 있을까.

 드워킨은 도덕적 판단에서 경합을 벌이는 가치들의 조합 중 논리적 통합성이 가장 강한 것이 최고의 가치가 된다고 주장한다.

 드워킨이 찾아낸 최고의 가치는 뜻밖에도 누구에게나 익숙한 ‘잘 사는 것(living well)'이다. 그런데 ’잘 사는 것‘은 ’좋은 삶(good life)'과는 다르다. 드워킨이 강조하는 건 형용사(good)가 아닌 부사(well)적 가치이다. 즉 결과가 아닌 과정으로 판단되는 삶을 강조한다.

 “우리는 삶의 가치를 잘 사는 것에서 찾아야 한다. 잘 사랑하고, 그림을 잘 그리고, 글을 잘 쓰거나 노래를 잘 부르는 것에서, 또는 다이빙을 잘 하는 것에서 가치를 찾듯 말이다. 삶에서 그 외의 영속적인 가치나 의미는 달리 찾을 수 없다. 그러나 부사적 가치는 충분한 가치이자 의미다. 사실 그것은 경이로운 것이다.”

 잘 살기 위해선 '자기 존중과 진정성'이 전제로 필요하다. 이 두 가지 가치에서 모든 사람의 삶이 객관적으로 중요하다는 것을 인정하게 되고 ‘공동체의 도덕’이 도출된다.

 우리 시대의 고전 반열에 오른 대작을 박경신 고려대 교수가 번역했다. 712쪽, 3만5000원, 민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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