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존 인물 증언을 바탕으로한 소설 '남로당'

기사등록 2015/04/02 17:27:23 최종수정 2016/12/28 14:48:19
【서울=뉴시스】오제일 기자 = 남조선노동당(남로당)으로 상징되는 조선공산당의 역사를 다룬 작품 '남로당'이 복간됐다. '알렉산드리아' '관부연락선' 등을 펴낸 고(故) 이병주 작가가 썼다.

 작가는 남로당의 핵심이었던 실존 인물 박갑동의 증언과 각양각색의 자료를 토대로 이야기를 펼친다. 200자 원고지 5000장 분량의 장편소설을 통해 '남로당 명멸의 궤적'과 더불어 박헌영, 박갑동의 파란만장했던 인생을 짚는다.

 박헌영은 북한에서는 '미국의 앞잡이', 남한에서는 '골수 빨갱이'로 불리며 남과 북의 비난을 한몸에 받는 인물이다. 스무 살의 나이에 떠난 상하이에서 이르쿠츠크 고려공산당파에 가입해 열성적으로 활동했다. 조선공산당을 조직하라는 코민테른의 지시를 실천하기 위해 국내로 들어왔지만 일본 경찰에 체포된다. 이후 결성된 조선공산당에서 공산청년회를 조직할 책임을 맡는다. 조선공산당은 남로당의 뿌리다.

 박갑동은 박헌영의 측근이다. 한국전쟁 발발 후 북한으로 넘어가 요직을 맡았지만, 1953년 남로당계열 대숙청 때 박헌영 일당으로 연루됐다. 사형집행 대기 중 1956년 석방됐고 이듬해 탈출, 일본 도쿄에 정착해 살고 있다.

 소설에는 단 한 명을 제외하고 모두가 실명으로 나온다. 유일한 예외는 '전옥희'라는 가명으로 등장하는 미모의 이화여대 학생이다. 당시 서울을 주무대로 활동한 문화·예술계의 대모로 꼽혀온 인물이다.

 1985년부터 2년 가까이 '월간조선'에 연재됐던 작품이다. 1987년 10월 단행본으로 나왔다가 작가 타계 후 절판된 것을 이번에 복간했다.

 작가는 출간 당시 진행한 인터뷰를 통해 "남로당은 한마디로 우리 역사의 그늘진 부분이다. 한국의 뛰어난 인재를 모아 민족에 죄를 지은 허망한 단체"라며 "그 비극의 역사 속에 명멸해간 인재들은 아깝기 짝이 없으나, 그들이 한 짓은 괘씸한 것이었다. 그런 점에서 요즘 젊은이들, 특히 대학생들이 많이 읽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전3권, 372·364·368쪽, 각권 1만4500원, 기파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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