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30일(한국시간) 미국 미주리주 캔자스시티의 카우프만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4 메이저리그(MLB) 월드시리즈 7차전에서 캔자스시티 로열스를 3-2로 제압했다.
시리즈 전적 4승3패가 된 샌프란시스코는 뉴욕 자이언츠 시절 포함 통산 8번째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샌프란시스코는 1900년대 초중반까지 제법 잘 나가는 강자였다. 이들의 전신인 뉴욕 자이언츠는 1954년까지 5번이나 월드시리즈 정상을 밟았다. 그러나 1958년 샌프란시스코로 연고지를 변경한 뒤에는 들러리로 전락했다.
샌프란시스코가 가을 악연에 마침표를 찍은 것은 2010년이다. 당시 샌프란시스코는 텍사스 레인저스를 제물로 56년 만에 트로피를 가져왔다.
2년 뒤인 2012년에도 월드시리즈 우승팀은 샌프란시스코였다.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와의 접전이 예상됐지만 결과는 샌프란시스코의 4-0 완승이었다.
거듭된 짝수해 우승으로 자신감을 찾은 샌프란시스코는 2014년까지 접수했다. 최근 6년 간 3번의 우승이다. 짝수해에는 어김없이 샌프란시스코가 웃었다.
샌프란시스코가 29개팀들의 추격을 따돌리고 세 번 연속 짝수해를 접수하기까지는 포스트시즌마다 '미쳐주는' 걸출한 에이스의 역할이 절대적이었다.
2010년은 우완 팀 린스컴이 책임졌다. 작은 체구에 야구 선수라고 하기에는 다소 곱상한 외모의 소유자인 린스컴은 역동적인 투구폼으로 그해 포스트시즌을 지배했다.
린스컴은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와 챔피언십시리즈에서 각각 1승씩을 수확했고 월드시리즈에서는 홀로 2승을 따냈다. MVP는 타율 0.444에 2개의 홈런을 날린 에드가 렌테이라에게 돌아갔지만 린스컴도 그에 못지 않은 활약을 펼쳤다는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었다.
배리 지토와 매디슨 범가너, 라이언 보겔송은 1~3차전 승리투수가 되며 디트로이트의 힘을 완전히 빼놓았다.
비록 월드시리즈에서는 승리를 따내지는 못했지만 맷 케인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챔피언십시리즈에서 12⅓이닝 3실점(평균자책점 2.19)으로 힘을 보탰다.
세 번째 짝수해 우승은 범가너의 손끝에서 만들어졌다. 범가너가 지배한 시리즈였다는 표현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범가너는 팀의 4승 중 2승을 책임졌다.
당초 범가너는 7차전 승리투수로 결정됐지만 경기 종료 50여분 후 세이브로 정정됐다. 비록 승리는 챙기지 못했지만 범가너는 월드시리즈 역사상 최다 이닝 세이브 투수로 남게 됐다.
범가너 대신 2회말 2사 후 구원등판한 제레미 아펠트가 2⅓이닝 1피안타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브루스 보치 감독은 최근 세 차례의 우승을 모두 이끌며 지도력을 입증했다.
9년의 선수 시절 동안 3개팀을 거치며 타율 0.239, 홈런 26개의 변변치 않은 기록을 남긴 보치 감독은 샌프란시스코에 통산 8번째 우승컵을 선물하면서 팀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hjkwon@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