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AG]김연경 "아시안게임 금 땄으니 올림픽도 도전"

기사등록 2014/10/02 23:11:29 최종수정 2016/12/28 13:27:40
【인천=뉴시스】김인철 기자 = 2일 인천 송림체육관에서 열린 2014 인천아시안게임 여자 배구 결승전 대한민국과 중국의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0으로 승리를 거두며 금메달을 확정 지은 한국 김연경이 금메달을 목에 걸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14.10.02.  yatoya@newsis.com
【인천=뉴시스】권혁진 기자 = 여자 배구의 20년 금메달 숙원을 풀어준 김연경(26·페네르바체)이 2년 뒤 열리는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서의 메달 도전에 대해 강한 의지를 보였다.

 이선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배구대표팀은 2일 인천 송림체육관에서 열린 2014인천아시안게임 여자 배구 결승전에서 중국을 세트스코어 3-0(25-20 25-13 25-21)으로 완파했다.

 1994년 히로시마대회 이후 준우승만 세 번 차지했던 한국은 5연패에 도전하던 중국의 아성을 무너뜨리면서 20년 만에 금메달과 입을 맞췄다.

 일등공신은 단연 김연경이다. 이미 세계적인 공격수로 정평이 난 김연경은 어깨 부상 속에서도 대회 내내 시들지 않는 화력을 선보였다. 결승전에서도 양 팀 최다인 26점으로 이름값을 해냈다.

 "태극마크를 달고 처음 단상에 올라가본다. 금메달이 참 무겁다"고 너스레를 떤 김연경은 "쉽지 않았지만 질 것이라는 생각은 안 들었다. 2세트와 3세트에서 점수차가 많이 났는데 미친 선수들이 나타나서 이길 수 있었다. 역시 결승전에서는 미친 선수들이 나와야 한다"고 웃었다.  

 선수들은 우승이 확정되자 코트로 달려나와 부둥켜 안고 기쁨을 나눴다. 예상과는 달리 눈물을 흘리는 이는 보이지 않았다. 대신 코트에 미끄러지는 다이빙 세러머니로 관중의 폭소를 자아냈다.

 김연경은 "몇몇 선수들은 울 줄 알았는데 안 울더라. 빨리 울라고 해도 안 울더라"며 유쾌했던 당시의 분위기를 전했다. 

 한국은 불과 한 달 전 같은 멤버로 아시아배구연맹(AVC)컵에 나서 중국에 두 차례 모두 패했다. 하지만 이날만큼은 중국을 완벽하게 요리하며 앞선 패배를 보기좋게 되갚았다.

 김연경은 "아시안게임에서 이기려고 졌었던 것 같다"고 농담을 던진 뒤 "한국에서 하는 경기의 영향이 있는 것 같다"며 일방적인 성원을 보내준 팬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한국은 아시안게임 금메달이라는 유일한 목표를 위해 3개월 가량의 긴 합숙을 실시했다. 강도 높은 훈련에 이력이 난 선수들에게도 아시안게임이라는 중압감이 더해진 장기간 합숙은 쉽지 않았다.

 김연경은 "몇 번 집에 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잘 이겨냈다. 그랑프리 대회에서 져도 아시안게임이 있고 AVC컵에서 져도 아시안게임이 있다고 생각했다. 결실을 맺은 것 같아서 기쁘다. 진짜 후련하다"고 전했다.

 세 번째 도전 만에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쟁취한 김연경은 다음 목표로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을 꼽았다. 이번 대회를 통해 세대교체와 금메달이라는 성적을 모두 잡은 만큼 메달권 진입이 전혀 불가능한 이야기는 아니다.

 김연경은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땄으니 올림픽에서도 메달을 한 번 따보자고 선수들과 이야기를 했다. 금메달을 따니 욕심이 더욱 커진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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