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김민기 기자 = #회사원 신혜원(여·27)씨. 평소 호가든을 즐겨 마셨지만 호가든이 벨기에 맥주인줄 몰랐다. 맥주하면 막연히 독일이나 영국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하지만 호가든이 벨기에 브랜드라는 점을 듣고 호기심이 자극돼 벨기에 맥주에 관심을 기울이게 됐다. 신씨는 "일반 맥주와 달리 은은한 향과 깔끔한 뒷맛이 좋아 호가든을 더욱 선호하게 됐다"고 말했다.

 최근 유럽의 맥주 강국들이 형성하고 있는 '비어 벨트'에서도 특별히 주목 받고 있는 곳이 호가든의 고향인 벨기에다.

 독일과 체코는 '라거', 영국과 아일랜드는 '에일'의 전통이 강하다. 벨기에는 오랜 맥주 주조 역사를 바탕으로 다양한 종류의 맥주와 독특한 맥주 문화를 가지고 있다.

 벨기에 맥주의 특징 중 첫 번째는 '역사'를 꼽을 수 있다. 중세시대 수도원에서부터 맥주를 만들기 시작했던 벨기에에서는 최소 400년 정도의 역사를 가지고 있어야지만 어느정도 인정을 받을 수 있다. 

 호가든은 15세기경에 만들어졌다. 벨기에 브뤼셀 동쪽에 위치한 호가든 지방 수도사들의 주조법에서부터 유례를 찾을 수 있다. 유럽 최고의 프리미엄 맥주 '스텔라 아르투아(Stella Artois)'도 1366년 이래 '맥주 마을'로 불린 벨기에 루벤에서 유래된 600년 전통의 라거 맥주다. 레페(Leffe)는 800년 이상의 역사를 지녀 '유럽 최고(最古)'의 맥주로 불린다.

 벨기에 맥주의 또 다른 특징은 '다양한 종류'다. 한국인이 가장 많이 마시는 맥주는 라거 계통으로 효모를 저온에서 발효시켜 상쾌하고 청량감이 느껴지는 맛이 특징이다.

 벡스(Beck's), 레벤브로이(Lowenbrau) 등 우리에게 익숙한 독일 맥주 대부분은 라거 계열이다. 1516년 독일의 빌헬름 4세가 맥주의 품질 유지를 위해 보리, 홉, 물 이외의 원료를 사용할 수 없게 규제한 '맥주순수령'을 선포함으로서 현재까지도 그 영향을 받아 독일 맥주의 주를 이루고 있다.

 반면에 이런 규제가 없었던 벨기에에서는 사람의 주거환경에 항상 존재하는 미생물을 더해 맥주를 빚기도 하고 약초나 허브, 과일 등을 사용해 맛을 내기도 했다.

 계절맥주도 만드는 등 다양한 시도가 가능해 라거(스텔라 아르투아)를 비롯해 에일(레페), 밀맥주(호가든) 등 다양한 종류의 맥주가 고루 발달하게 됐다.

 현재 벨기에는 국민 1인당 맥주 생산율이 가장 높다. 벨기에에서 생산되는 맥주는 상표 숫자만 해도 무려 800가지에 이른다.

 이외에도 벨기에 맥주는 맥주에 따라 각기 다른 고유의 맛과 향을 최상으로 끌어올려주는 '전용잔'과 '음용법(Ritual)'이 있다. 호가든의 육각잔, 스텔라의 챌리스(Chalice), 레페의 고블릿(Goblet, 받침이 달린 잔)이 그 예다.

 호가든 특유의 부드럽고 풍성한 맛과 아름다운 구름거품, 매혹적인 오렌지 시트러스 향을 100% 즐기고 싶다면 호가든의 특별한 전용잔이 필요하다.

 호가든 전용잔은 두꺼운 육각 글라스인데 이는 맥주의 차가움을 유지해 특유의 황금빛 구름 컬러가 지속될 수 있도록 특별히 디자인 된 것이다. 잔의 굴곡은 풍부한 거품을 생성시키며 넓은 입구는 호가든을 마시는 순간 향을 충분히 느낄 수 있게 도와준다.

 전용 잔에 3분의 2 정도 호가든을 따른 후 병을 한 바퀴 돌려 병 속에 남아있는 효모를 활성화 시킨 후 글라스에 새겨진 로고의 위치만큼 거품을 내어 따라 마시면 최고의 맛을 느낄 수 있다. 

 스텔라의 전용잔은 '성배'라는 뜻의 챌리스로 맥주 맛을 풍부하게 하고 거품이 잘 가라앉지 않게 특별히 제작됐다. 별모양의 손잡이가 있어 이 부분을 잡고 마시면 맥주를 오랫동안 차갑게 즐기실 수 있다.

 스텔라는 9단계에 걸친 섬세한 음용법을 가지고 있다. 깨끗하고 차갑게 보관한 챌리스에 맥주를 따르는데, 탭의 첫 번째와 마지막은 빠른 속도로 흘러 버린다. 이는 공기와 닿은 맥주가 산화되어 맛을 변질시키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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