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미소 원숭이 셀카 사진' 저작권 논란

기사등록 2014/08/08 18:52:41 최종수정 2016/12/28 13:11:33
【서울=뉴시스】인터넷에서 '살인미소' 원숭이로 유명해진 인도네시아 검은 짧은 꼬리 원숭이 셀카 사진. 이 원숭이가 찍은 여러 셀카 사진의 저작권을 둘러싸고 인터넷에서 이 사진을 무료로 제공하는 위키백과와 이 사진이 무단으로 사용되는 것이 불쾌한 야생동물 사진작가 간에 논쟁이 벌어졌다고 AP통신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진출처: 위키미디어 공용) 2014.08.09
【런던=AP/뉴시스】이수지 기자 = 원숭이는 사람의 행동을 보고 따라 한다. 그러면 원숭이가 사람을 따라 찍은 셀카 사진의 저작권은 누구에게 있을까?

 인도네시아에 사는 검은 짧은 꼬리 원숭이가 찍은 여러 셀카 사진들의 저작권을 둘러싸고 인터넷에서 '살인미소' 원숭이로 유명해진 사진을 무료로 제공하는 위키백과와 이 사진이 무단으로 사용되는 것이 불쾌한 야생동물 사진작가 간에 논쟁이 벌어졌다.

 위키백과와 논쟁을 벌이고 있는 영국 사진작가 데이비드 슬레이터는 7일(현지시간) 이 원숭이 사진의 저작권은 자신에게 있다고 주장하고 위키백과가 이 사진을 위키백과 웹사이트에서 삭제해 달라는 자신의 요청을 거절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2011년 인도네시아 밀림에서 검은 짧은 꼬리 원숭이들을 촬영했었다.

 슬레이터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원숭이들이 직접 사진기의 버튼을 눌렀으나 자신이 그들이 프레임에 들어오도록 사진기를 삼각대에 설치해 원숭이들이 셀카를 찍게 했다고 밝혔다.

 그는 "원숭이가 사진기를 훔쳐 숲 속으로 도망가 셀카를 찍은 것은 아니지만, 내 노력이 많이 필요한 작업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위키백과를 운영하는 위키미디어 재단은 슬레이터가 이 사진을 찍지 않았기 때문에 이 사진의 저작권이 없다며 반박했다.

 이 재단은 이날 성명에서 “미국 저작권법에 따르면 저작권은 사람이 아닌 작가에 귀속될 수 없고 이 사례의 경우 작가는 원숭이들이기 때문에 이 사진의 저작권의 소유자는 없다”고 밝혔다.

 이 재단은 이어 "위키백과와 사진작가의 요구를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양쪽 주장을 철저하게 검토하고 있다"면서도 " 사람에게  귀속되지 않은 사진의 저작권은 공공재가 되기 때문에 이 사례도 그렇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캐서린 마허 위키미디어 대변인은 슬레이터가 지난 1월 위키백과에서 이 사진을 삭제해 달라고 요청했으나 위키미디어 재단이 지난 6일 처음 발표한 투명성 보고서에 이 사례를 포함하면서 대중의 관심을 받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원숭이 사진은 현재 무료로 사용할 수 있으며 이 재단의 사진과 동영상 데이터베이스인 위키미디어 공용에서 내려받을 수 있다.

 슬레이터는 자신과 같은 사례를 해결하기 위해 저작권법을 보완해야 한다고 밝혔다.

 suejeeq@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