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말레이시아 언론 프리 말레이시아 투데이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승무원노동조합 이스마일 나사루딘 워원장은 전날 열린 기자회견에서 "많은 승무원들이 근심 걱정에 시달리면서 다음에는 자신에게 불행이 닥칠까 봐 걱정하고 있다는 보고를 받았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나사루딘 위원장은 또 "우리는 이 같은 사건이 어떻게 일어날 수 있는 지에 대해 분노하고 있다"면서 "민간 여객기가 우크라이나 분쟁 지역 상공을 비행하도록 허용됐는지에 대해 문제를 제기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 17일 말레이시아 항공 MH 17편은 네덜란드에서 말레이시아로 향하다 우크라이나-러시아 국경지대 상공에서 미사일에 맞아 추락해 승무원 15명을 포함해 탑승자 298명 전원이 숨졌다.
아울러 이 항공사 소속 MH 370편 보잉777-200 여객기는 지난 3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중국 베이징을 향하다 베트남 남부 해안과 말레이시아 영해 사이에서 실종됐다. 해당 여객기의 승객 227명과 승무원 12명의 행방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이밖에 2명의 말레이 항공 직원이 격추 사고가 일어난 항로의 안전성에 대해 우려해 근무조를 바꿔 사고를 피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언론은 항공사 내부 소식통은 인용해 애초 사고기에 배정됐던 수석 조종사 한 명과 승무원 한 명이 MH 17편 항로가 매우 불안정하고 위험하다는 이유로 탑승을 거부하고 다른 근무로 바꿔 참사를 피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영국데일리 메일은 일부 말레이 항공 내 소식통을 인용해 조종사들이 안전을 우려해 말레이시아 관제사들과 상의했었고 유엔 산하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와도 비공식적으로 접촉했었다고 전했다.
당시 아시아나 항공을 비롯해 영국 브리티시항공, 독일 루프트한자와 에어 프랑스 등 다른 항공사들은 20여분이 더 소요되지만 우크라이나 분쟁 지역 상공을 피해 비행하고 있다.
말레이시아 정부와 항공사의 책임론이 불거진 가운데 말레시아 정부는 피격 사건이 17일 발생하기 수 시간 전에 상당수 여객기가 우크라이나 동부 상공을 통과했다고 밝히면서 유엔 산하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의 승인을 받은 안전 항로로 주변 국가들도 여객기 통과를 승인했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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