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르쯔 아날로그, 어린 미녀 주하 데리고 겨울밤에서 여름밤으로

기사등록 2014/07/04 06:31:00 최종수정 2016/12/28 13:00:36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편의점 앞 테이블은 시끌벅적하고, '밤골목 탐험'이 넘치는, 정겨우면서도 활기찬 여름밤.

 헤르쯔 아날로그가 1년 반만에 발표한 새 앨범 '어서오세요 여름밤'을 듣는 내내 떠오르는 심상이다. 이번 어쿠스틱 포크 편성은 서울대 성악과 출신이라는 꼬리표와 저음으로 인한 기존의 '클래시컬' 이미지를 벗어난다.

 2012년 EP '프렐루드'로 데뷔한 이래 감미로운 선율의 따뜻한 음악이 특징이던 그는 '여름밤'보다는 '겨울밤' 이미지에 더 가까웠다.

 "지난해 가을 일본 교토로 한달 간 여행을 간 적이 있어요. 음악하는 친구 작업실에 갔는데 기타 하나로 장난 반, 진심 반이 담긴 음악을 만들고 있더라고요. 자유롭게 만들다보니 그 친구의 결과물을 듣는 사람도 편했어요. 저는 계산하고 아등바등 만드는데 말이죠. 저도 그렇게 작업하자는 생각을 했고, 떠올린 것이 편안한 여름밤이었습니다."  

 자신에 대한 무게를 내려놓은만큼 앨범에는 타이틀곡 '연애상담인듯'을 비롯해 '어서오세요 다락방' '애정결핍' '여름밤' '밤골목산책' 등 무더위를 식혀줄 편안한 분위기의 노래들이 실렸다.

 팀 구성도 색달라졌다. 헤르쯔 아날로그는 허성준(28)의 1인 프로젝트 밴드였다. 이번에는 주하(19)를 고정 멤버로 영입, 2인 밴드로 재편했다. 큰 눈과 하얀 피부로 걸그룹 못지 않은 미모를 자랑하는 주하는 홍대 앞 인디 모던록밴드에서 활약했다. 맑고 깨끗한 미성으로 작곡·작사 능력을 갖췄다.

 허성준은 "전작 앨범에서는 따로 멤버가 필요하지 않았어요. 곡 성격이 다양해서 곡마다 세션을 구해서 녹음하고 작업했죠. 그런데 '여름밤'은 하나의 콘셉트 앨범이다 보니, 여러 뮤지션과 작업하면 일관성이 떨어질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멤버를 구하게 됐죠"라고 밝혔다.

 허성준과 주하가 친분이 있었던 건 아니다. 소속사 파스텔뮤직에서 들려준 주하의 데모 목소리를 듣고, 그녀에게 바로 연락했다. 헤르쯔 아날로그의 팬이던 주하는 새 앨범 곡들을 듣고 합류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였다. 두 사람이 만난 지 불과 3개월 남짓. 그러나 음악적인 공통점으로, 어느 팀보다 아니 어느 남매보다 우애가 돈독해졌다. 성악 전공인 허성준이 작곡에 주력했고, 작곡이 전공인 주하가 노래에 주력한 점은 묘하게 서로에게 보완재 또는 시너지 효과로 작용하게 됐다.  

 주하는 "좋아하는 장르인 포크라 저와 잘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예전부터 오빠의 팬이었지만 이전의 클래식한 곡들은 저와 목소리가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거든요. 데모를 듣고 반나절 만에 하겠다고 했어요"라며 웃었다. 허성준은 "여성 성향의 곡들을 많이 써서 제가 부를 때마다 걱정이었는데 이제는 편하게 만들 수 있게 됐다습니다"며 즐거워했다.

 허성준에게 여성팬이 많은만큼 주하는 부담스러울 수도 있다. 주하는 "따가운 눈초리에 대한 걱정 때문에 초반에는 잠을 잘 수가 없었어요"라면서도 "오빠랑 나이차가 많이 나고 팬들도 다 착해서 다들 응원해주십니다"고 답했다. 허성준은 "남자 팬들이 조금씩 늘고 있어요. 콘서트에서 여성 비율이 90% 이상인데, 이제 남성의 비율이 20~30%정도로 늘 거라는 기대를 합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허성준은 무엇보다 "음악 작업할 때 외롭지 않아서 좋다"며 만족스러워 했다. "예전에는 녹음하면서 3~4개월 간 혼자 방에서 고민하고 힘들어했는데 이제는 SNS 방에서 같이 의논하고, 아이디어도 내고 그래요"라는 것이다. 주하는 "직접적인 조언을 해주는 멘토가 생겨서 좋다"며 눈을 빛냈다.

 이들의 만남에서는 허성준의 과거와 주하의 미래가 교차한 셈이다. JYP엔터테인먼트 작곡가로 활약하기도 한 허성준은 주하의 현재 나이 때 음악을 시작했다. 주하는 헤르쯔 아날로그처럼 미래에 자신의 영역을 구축한 싱어송라이터가 되기를 바란다. 두 사람의 현재는 26일 서울 삼성동 올림푸스홀에서 열리는 콘서트에서 볼 수 있다. 듀오 헤르쯔 아날로그의 첫 무대이자 주하의 첫 단독 콘서트다. 앞날을 점쳐볼 수 있는 자리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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