틀에 짜인 엠티는 가라…테마 있는 캠핑 떠나는 대학생들

기사등록 2014/04/13 06:00:00 최종수정 2016/12/28 12:36:19
【서울=뉴시스】강지혜 기자 = 지난해 8월 스누텐트 창립 멤버 김바로(27), 김응태(26), 조헌(31), 한용희(26)씨가 독일에서 캠핑하는 모습. 2014.04.13. jhkang@newsis.com (사진제공=스누텐트)
서울대 캠핑동아리 스누텐트 "캠핑으로 새로운 대학 놀이 문화 만드는 게 목표"

【서울=뉴시스】강지혜 기자 = "핵심은 벗어나자는 거예요. 캠핑은 '도심과 틀에 짜인 놀이 공간에서 벗어나자', 콘텐츠는 '술만 먹는 문화에서 벗어나자'는 얘기입니다."

 국내에 분 캠핑 열풍이 대학가에도 상륙했다. 대학 문화에 새 바람을 불어넣기 위해 캠핑과 콘텐츠를 결합한 이들은 서울대 캠핑 동아리 '스누텐트(SNU TENT)' 창립 멤버들이다.

 지난 1일 서울대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린 동아리 홍보 글 조회 수는 1000건이 넘었다. 학내에서 이틀 동안 진행한 오프라인 홍보 부스에는 40여명의 지원자가 몰렸다. 이 중 지원 동기와 전공, 성별 등을 고려해 창립멤버 16명을 모았다.

 최근 서울대 관악캠퍼스 자하연 앞에서 스누텐트 창립멤버 김바로(27), 김응태(26), 한용희(26)씨를 만났다.

 이들은 식상한 대학생 엠티 문화에서 벗어나기 위해 캠핑 동아리를 만들었다. 대학을 이미 졸업했거나 졸업을 앞둔 시기가 되자 레지던스나 엠티촌에서 술만 마시는 대학 문화에 회의를 느꼈다.

 바로씨는 "캠핑을 하면 같은 1박2일을 놀아도 다음 날 허무하지 않고 몸과 정신이 모두 건강해지는 느낌이 든다"며 "시간에 쫓길 염려도 없고 술에 취해 헤롱댈 걱정도 없다"고 말했다.

 응태씨는 "캠핑에는 모닥불을 피우는 등 복고적인 낭만이 있다"며 "도시가 아니라 자연에 가까이 갈 수 있다는 점도 좋다"고 말했다.

 이어 "하늘을 볼 수 있는 공간에 있으니 진솔한 얘기도 더 잘 나온다"며 "술 마시는 것이 아니라 얘기하는 데 집중할 수 있는 점이 좋다"고 덧붙였다.

 스누텐트가 꾸려나가고자 하는 캠핑은 단순히 캠핑장에 가서 텐트만 치고 하룻밤을 보내는 게 아니다. 각 캠핑 때마다 일정한 테마를 정해 함께 활동하고자 한다.

【서울=뉴시스】강지혜 기자 = 지난해 8월 스누텐트 창립 멤버 김바로(27), 김응태(26), 조헌(31), 한용희(26)씨가 독일에서 캠핑하는 모습. 2014.04.13. jhkang@newsis.com (사진제공=스누텐트)
 이들이 계획하는 캠핑 콘텐츠는 농촌 봉사활동과 운동회, 독서 등이다. 16명 창립 멤버의 전공이 다양해 앞으로 콘텐츠는 더 풍성해질 것으로 예상했다.

 응태씨는 "밤새 서로의 고민을 털어놓는 시간도 보내고 싶고 한강에서 각자 책을 읽는 캠핑도 하고 싶다"며 "전공이 다르니까 관심 분야가 달라서 재밌다"고 말했다.

 스누텐트 창립멤버를 모집하기 전 이들은 '텐트 속 음담패설'이라는 그룹으로 독일과 제주도 등에서 1년여 동안 캠핑 경험을 쌓았다. 음담패설은 음미, 담소, 패기, 설렘의 앞글자를 딴 이름이다.

 바로씨는 "캠핑 여행이라고 하면 오토 캠핑이나 럭셔리 캠핑 등 대학생이 가기 다소 부담스러운 방식이 주류였다"며 "배낭에 텐트를 갖고 다니는 여행을 하는 데 마음이 맞은 친구들과 계획을 짜게 됐다"고 말했다.

 텐트 등 고가의 캠핑 장비는 한 업체에서 후원받아 사용하고 있다. 기획안을 만들어 캠핑 장비 업체에 무작위로 전화를 돌리던 중 지인이 일하는 한 업체를 소개받았다. 현재는 원하는 캠핑 장비를 무료로 쓰고 사용 후기를 블로그 등에 올리는 조건으로 장비를 대여하고 있다.

 이들은 앞으로 대학생들이 모여 함께 캠핑하고 콘텐츠 나누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유럽에서 열리는 캠핑 페스티벌처럼 캠핑을 즐기는 대학생들이 모여 함께 어우러지는 장을 만드는 것이 목표 중 하나다.  

 바로씨는 "스누텐트는 대학가의 거의 유일한 캠핑 동아리"라며 "동아리 구성원들과 저희가 만들었던 것보다 더 재미있고 다양한 캠핑 콘텐츠를 만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jhkang@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