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두서는 대상의 사실적 묘사와 고매한 정신의 표현으로 말 그림 분야에서 역대 최고의 솜씨를 지녔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시서화(詩書畵)에 두루 능한 문인으로 알려졌는데 그의 인생역정이 배경에 깔려 있다. 고산(孤山) 윤선도(尹善道)의 증손이기도 한 윤두서는 남인 출신이라는 이유로 정치의 뜻을 펴지 못하게 되자 일찌감치 정치의 꿈을 접고 글과 그림에 몰두했다.
말년에는 고향인 해남으로 내려가 실제 말을 기르며 여러 점의 말 그림을 남겼다.
그는 중국의 한간이나 조맹부와 같이 말 그림에 뛰어났던 작품을 접하면서 안목을 키웠으며 모방하는데 그치지 않고 실제로 말 앞에서 스케치에 해당하는 사생을 수없이 반복했다.
일종의 그림 연습용 책인 화보만 보고 모방하던 다른 화가들과 차원이 다를 수밖에 없었다.
말의 신체적 특징을 누구보다 잘 표현한 그의 묘사력은 화법을 물려받은 아들 득희나 손자인 용조차도 감히 따라올 수 없는 수준이었고 중국에까지 화명이 알려질 정도였다.
윤두서의 후손에게 전해지는 해남윤씨가전고화첩(海南尹氏家傳古畵帖)에는 여러 점의 말 그림 중에서도 백미로 꼽히는 대표작 '유하백마'(柳下白馬)가 있다.
태평성대를 뜻하는 늘어진 버드나무 아래 신하를 뜻하는 말이 군주(황제)를 뜻하는 붉은 끈으로 묶여 있는 모습의 '유하백마'는 관직에서 떠나왔지만, 신하로서의 충성심을 잃지 않겠다는 자신의 의지를 은유적으로 나타낸 것으로 해석된다.
마사회는 다음달 7일부터 서울경마공원 말박물관에서 한 달 동안 윤두서 관련 코너를 마련해 전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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