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컨디션 최고' 염기훈, 미국서 20%의 주인공 될까

기사등록 2014/01/24 13:27:57 최종수정 2016/12/28 12:11:39
【로스엔젤레스(미국)=뉴시스】박영태 기자 = 미국 전지훈련중인 축구국가대표팀이 24일 오전(한국시간) 미국 로스엔젤레스의 리치 칼튼 호텔에서 가진 코어훈련(복근강화훈련)에 앞서 염기훈이 항구에 정박해 있는 호화로운 요트 앞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4.01.24. since1999@newsis.com
【로스앤젤레스=뉴시스】이근홍 기자 =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은 염기훈(31·수원)에게 아픈 기억이다.

 당시 아르헨티나와의 조별리그 2차전(1-4 패)에서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놓치며 자신의 명성에 큰 오점을 남겼다. '왼발의 달인'과 월드컵의 인연은 그렇게 끝이 나는 듯 했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을 앞두고 염기훈에게 다시 한 번 '꿈의 무대'에 설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다.

 홍명보(45) 축구대표팀 감독은 국내파 위주로 꾸린 브라질·미국 전지훈련 명단에 염기훈을 포함시켰다. 지난해 7월 동아시안컵 이후 6개월 만에 그를 불러들였다.

 염기훈이 지닌 '풍부한 경험'이 홍 감독의 마음을 움직였다.

 현재 대표팀 주축 선수들의 나이는 20~25세 사이다. 실력은 뛰어나지만 큰 무대 경험이 적다.

 홍 감독은 그라운드 위에서 어린 후배들을 이끌어 줄 베테랑을 찾았고 실력과 경험을 모두 겸비한 염기훈을 선택했다.

 각오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염기훈은 다시 한 번 월드컵 무대에 서서 지난날의 실수를 만회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이번 전지훈련은 분명히 기회다. 특히 코스타리카(26일)·멕시코(30일)·미국(2월 2일)과의 3연속 평가전에서 좋은 모습을 보인다면 극적으로 월드컵 멤버에 합류할 수 있다.

 앞서 홍 감독은 대표팀 주전 70~80%는 이미 확정된 상태라고 말했다. 돌려 말하면 아직 20%의 자리는 남아있다. 국내파를 시험하는 이번 전지훈련에서 염기훈이 홍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는다면 유럽파와 조화를 이룰 '플랜B'에 이름을 올릴 수 있다.

 현재 염기훈의 컨디션은 최고조다.

【LA(미국)=뉴시스】박영태 기자 = 미국 전지훈련 중인 축구국가대표팀의 염기훈이 24일 새벽(한국시간) 미국 LA의 콜로세움 경기장에서 가진 훈련에서 슛을 날리고 있다. 2014.01.24. since1999@newsis.com
 그는 24일(한국시간) 로스앤젤레스의 LA 메모리얼 콜리세움에서 열린 대표팀의 미국 입성 두 번째 훈련날 오전 훈련 내내 가장 가벼운 몸놀림을 보였다. 미국 입성 후 처음 실시된 슈팅 훈련에서도 많은 골을 넣었고 미니게임에서도 왼발로 골망을 갈랐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남아공월드컵에서의 기억 때문인지 염기훈이 이번 전지훈련에서 정말 열심히 하고 있다. 가장 노력하는 선수 중 한 명이다"며 "염기훈은 기본 골격도 좋고 체력도 뛰어나다. 지금 컨디션만 놓고 보면 마치 젊은 선수 같다"고 칭찬했다.

 오전 훈련을 마친 염기훈은 취재진과 만나 "브라질 전지훈련에서 정말 죽기 살기로 했다. 날씨가 더웠지만 얼굴이 다 탈만큼 최선을 다했다"며 "지금 전지훈련에 참가 중인 선수들은 모두 치열한 주전 경쟁을 벌이고 있다. 저 역시 상당히 의욕적으로 훈련에 임하고 있다. 부상 없이 이번 훈련을 잘 마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유럽파 선수들이 뛰어나지만 국내파 역시 충분한 실력을 가지고 있다"며 "이번 전지훈련과 평가전을 통해 국내파의 능력을 어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저 역시 감독님에게 능력을 보여 줄 것이다"고 각오를 밝혔다.

 나이로 따지면 서열 1위다. 염기훈은 팀 전체를 관리해야 할 맏형 역할도 해야 한다.

 염기훈은 "브라질에서 힘들었지만 모든 선수들이 열심히 했다. 내가 특별히 더할 조언은 없었다"며 "다만 체력적으로 워낙 힘이 들다보니 후배들의 말수가 줄어들었다. 그래서 내가 운동이 끝나고 나면 더 파이팅하자고 여러 번 얘기를 했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후배들을 위해 좋은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팀 내 고참 역할을 해줄 선수로 물망에 올랐던 박지성(33·PSV에인트호벤)은 이날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대표팀에 복귀할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같은 고참급 선수인 염기훈은 "(대표팀에 오고 안 오고는)지성이형이 판단할 일이다"며 "지성이형이 없더라도 우리 대표팀에는 뛰어난 능력을 지닌 선수들이 많다. 국내파 선수들이 이번에 그 능력을 보여줘서 경쟁력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코스타리카와의 첫 경기가 얼마 남지 않은 만큼 잘 준비해서 반드시 이기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lkh2011@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