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농수로 복개도로 컨테이너로 막는 까닭은?

기사등록 2013/12/26 15:32:49 최종수정 2016/12/28 08:35:04
【부산=뉴시스】하경민 기자 = 부산의 한 건설업체가 농수로 복개도로를 컨테이너 시설물로 가로막아 농기계와 주민들의 통행을 방해하고 오수를 농수로에 무단 방류하는 등 불법 건축행위를 일삼고 있는데도 구청 등 관계기관이 손을 놓고 있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부산 강서구의 M 건설은 지난 해부터 부산 강서구 대저2동 덕두초등학교 인근 지역 토지를 매입해 공장을 지어 분양하는 사업을 벌이면서 한국농어촌공사가 관리하는 대저2동의 한 농수로 위를 공장 진입도로로 사용승인 받아 길이 50여m, 폭 3m 규모의 콘크리트 암거 공사를 실시했다.

 건설사 측은 공장 완공 이후 이 복개도로의 안쪽 끄트머리에 컨테이너 구조물을 불법적으로 설치한 채 인근 농민과 주민들의 통행을 막았다.

 이 때문에 부근에서 비닐하우스 토마토를 경작 중인 김모 씨 등은 경운기 등 농기계로 다니던 농수로 길을 이용하지 못하게 돼 멀리 돌아서 통행해야하는 불편을 겪고 있다.

 김씨 등 주변 농민들이 관할 한국농어촌공사와 강서구청에 수 차례 민원을 제기했지만 'M 건설 대표와 잘 합의를 해라'는 답변만 돌아왔다고 전했다.

 김씨는 "자기 땅도 아니고 원래 도로로 계획된 곳이었는데 도로사용료를 내라는 말이냐"며 분통을 터트렸다.

 이웃 주민들과 인근 신축공장들도 통행에 지장을 겪고 있는 것은 마찬가지다. 인근 주민들은 "돈을 내면 컨테이너를 치워 길을 열어주겠다"는 M건설 측의 요구에 크게 반발하고 있다.

 농수로 위 복개도로는 한국농어촌공사 소유로 사용자가 장기 사용료를 내고 편의를 위해 진입도로 등의 용도로 공사를 한 뒤 공공의 이용을 위해 기부채납해야 된다. 즉 개인이 소유하거나 영리를 위해 사용할 수 없다.

 하지만 길 중간을 가로막은 컨테이너는 지난 5월부터 8개월째 이곳에 방치돼 있다. 컨테이너는 현재 사람이 사용하는 흔적은 없고 앞뒤로 '훼손 금지'라는 경고문만 붙여져 있다.

 농민과 주민들의 민원이 빗발치자 관할 구청과 한국농어촌공사는 M 건설사 측에 컨테이너 철거 시정명령을 내렸지만 건설사 측은 컨테이너를 치우지 않고 버티고 있다. 구청은 "이행강제금을 부과 외에는 뾰족한 방법이 없다"고 밝혔고 한국농어촌공사도 "시정명령을 어기면 경찰에 고소하는 방법 외 강제로 철거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이 건설사는 또 다른 문제로도 주민과 갈등을 빚고 있다.

 한 농민은 "농업 용수로 활용되는 농수로에는 오수는 물론, 공장 마당에 고인 우수도 유입되면 안되는 데 M 건설이 지은 공장들의 오수관이 농수로로 바로 연결돼 악취와 오염된 물로 농사를 지을 수 없게 됐다"며 "관계기관에 항의를 해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M건설의 무단 개발행위에 대한 강서구청의 석연찮은 대응은 이 뿐만이 아니다. M건설이 대저2동 공항로변에서 신축 중인 4층짜리 S상가에 대해 인근 주민들은 "대저 중·고교와 덕두초등학교 등 학생들의 보행이 많은 통학로에 상가건물 진입로 허가를 내줘 안전사고가 크게 우려돼 강서구에 항의 민원을 제기했으나 소용없었다"며 "S상가는 당초 설계와 실제 시공이 많이 달라 불법 건축물인데도 강서구에서 준공을 내줄지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주민의 고소가 접수되자 부산 강서경찰서는 M건설 측의 불법 건축행위 등에 대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또 M건설이 미등기전매 행위를 한 혐의에 대해서도 수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yulnetphoto@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