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도 세대 간 유전된다…美 연구팀, 동물 실험으로 밝혀내
기사등록 2013/12/02 19:26:09
최종수정 2016/12/28 08:27:33
【서울=뉴시스】유세진 기자 = 전 세대의 행동에 영향을 미친 사건에 대한 기억이 유전자를 통해 다음 세대에까지 전달돼 다음 세대의 행동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동물 실험 결과 드러났다고 영국 BBC 방송이 1일 보도했다.
전 세대의 행동에 큰 영향을 미친 사건에 대한 기억이 정자 또는 난자의 DNA에 뚜렷하게 각인돼 다음 세대로 전달돼 다음 세대의 뇌와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이 에모리 대학 의대 연구팀의 이 같은 연구 결과는 '네이처 뉴로사이언스'지에 게재됐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특정한 냄새를 피하도록 훈련받은 쥐들의 경우 이 냄새를 피하도록 하는 본능이 자식 세대 및 손자 세대로까지 유전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 같은 결과가 공포와 두려움을 연구하는데 있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실험 대상인 쥐들이 벚꽃 냄새에 공포를 느끼도록 훈련시킨 뒤 이 쥐들의 정자에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 관찰했다. 그 결과 벚꽃 냄새에 반응하는 정자의 DNA가 활성화됐으며 벚꽃 냄새를 맡아본 적조차 없는 후손 쥐들의 정자에서도 앞선 세대와 마찬가지로 정자의 그 DNA가 활성화된다는 것을 밝혀냈다. 이와 함께 후손 쥐들의 뇌구조도 변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부모 세대의 경험이 후손 세대의 신경 구조와 기능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이번 연구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는 환경이 개별 유전자에 영향을 미칠 수 있고 그것이 후대로 유전된다는 후성유전(epigenetic inheritance)의 증거가 될 수 있다.
연구에 참여한 브라이언 디아스 박사는 후손에게 선조의 유전자가 각인되는 메카니즘을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며 정자나 난자에 발생한 변화가 후손에 영향을 미친다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dbtpwls@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