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를 넘어 사회 전체로 번지는 '왕따 문화'

기사등록 2013/11/20 14:45:52 최종수정 2016/12/28 08:23:51
직장인 86.6% '왕따 경험 있다'
노인 사회 따돌림으로 '자살'까지

 【춘천=뉴시스】박혜미 기자 = 청소년들 사이에 고질적 악순환을 반복하고 있는 '왕따 문화'가 학생뿐 아니라 직장인 사이에서도 심각한 사회문제로 번지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일명 '집단 따돌림'인 왕따는 이미 수 십여 년 전부터 학원 내에서 급격히 번지면서 심각한 사회 문제로 자리 잡았고, 정부 차원에서는 청소년 심리 상담전화, 심고제 등 다양한 방안을 마련해 운영하고 있지만 쉽사리 해결되지 않고 있다.

 강원학생교육원 관계자는 "학교 부적응문제로 따돌림에 시달리다 교육원에 입소해 상담치료를 받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며 "복귀했다가도 부적응으로 재입소하는 학생들도 많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지난 1월에 발표한 '직장 내 따돌림 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직장인 가운데 86.6%가 한번 이상 따돌림을 당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나 직장 내 따돌림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강원도내 한 중소기업에 다니는 박모(38)씨는 얼마 전 따돌림에 시달리다 부서를 옮기기도 했고 또 다른 업체에서는 동료들에게 따돌림을 당한다고 느낀 유모(45)씨가 동료들에게 흉기를 휘둘러 한명이 숨지는 사건이 일어나기도 했다.

 외국의 경우 스웨덴과 프랑스를 시작으로 유럽 국가들은 이미 직장 내 따돌림을 금지하는 법을 제정해 실행하고 있으며 사업주에게도 안전한 근로 환경을 조성할 책임을 지우고 있다.

 반면 국내에서는 직장 내 성희롱과 폭언, 폭력에 관한 법령만 실행 중이고 그나마 폭언이나 폭력에 관한 법령은 구체적이지 않아 처벌 기준이 모호하다.

 우리나라 근로기준법은 폭언과 폭행 금지 대상을 사용자(사업주나 사업경영담당자 혹은 사업주를 위해 행위하는 자)로 규정하고 있어 상사나 동료 간에 폭언이나 폭행이 발생하는 경우 논란의 여지가 있다.

 직장 내 따돌림은 따돌림당하는 개인의 문제가 아닌 조직의 문제로 확대되어 기업 이미지의 악화와 대체인력고용 등 기업에 상당한 손해를 끼친다. 이에 따돌림 문제를 개인이 아닌 조직의 문제로 인식하고 해결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고령화 사회로 변화하면서 따돌림 현상이 노인 사회에서도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노인 자살률 전국 2위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는 강원도에서는 노인들이 모이는 노인정이나 경로당 등에서 재력이나 차림새 등으로 차별하는 경우가 있으며 이런 따돌림 문제로 자살하는 경우도 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

 이에 강원 고성에서는 지난 13일에서 15일에 걸쳐 노인복지정책방향을 주제로 정책특강과 보호, 예방, 통합의 주제로 '전국노인복지관대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한편 서유정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연구원은 "중요한 것은 조직 문화"라며 "피해자 개인의 문제점으로 인식하면 피해자에게만 모든 책임을 물어 가해자가 지속해서 위해를 가할 환경이 제공된다"고 사회적 인식의 변화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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