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추위·혹사 탓에 학생 선수 어깨·팔꿈치 다친다"

기사등록 2013/11/18 12:01:23 최종수정 2016/12/28 08:22:57
 KBO, 최초 신인지명투수 투구양상 및 건강분석 【서울=뉴시스】김희준 기자 = 프로야구 신인 투수들이 학생 시절 겪는 열악한 환경과 혹사 탓에 어깨와 팔꿈치 부상을 당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야구위원회(KBO) 산하 야구발전실행위원회는 2013년 신인지명투수 41명을 대상으로 입단 전 몸담았던 고교·대학 야구부에서 시행했던 투구 양상과 현재 건강 상태에 대해 조사, 18일 발표했다.  야구발전실행위원회의 박진영 건국대 의학전문대학원 교수는 1년 동안 이승준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교수, 김용일 LG 트윈스 트레이닝 코치와 함께 프로야구 9개 구단 가운데 8개 구단(두산 제외)의 2013년 신인 투수들을 대상으로 조사를 벌였다.  이번 조사는 국내 야구의 대형 신인 투수 실종 추세에 대한 문제의식의 일환으로 실시됐다.  조사 결과 조사 대상 41명 가운데 어깨 통증 혹은 수술 병력이 있는 선수가 26명에 달했고, 수술이나 검사 없이 어깨 통증을 호소하는 선수도 7명에 달했다.  팔꿈치 통증이나 수술 병력이 있는 선수는 31명이었으며 검사를 하지 않았으나 팔꿈치에 통증이 있는 선수도 4명인 것으로 밝혀졌다.  41명의 신인 투수 가운데 공을 던질 때 통증이 없거나 수술 병력이 없는 선수는 5명에 불과했다. 그 중에 한 명은 타격할 때 통증이 었었다.  결과적으로 41명 가운데 어깨와 팔꿈치가 모두 건강한 신인 투수는 4명에 불과했다.  조사 결과 신인 투수 대부분이 몸 상태가 온전치 않은 것은 학생 시절 무리하게 등판했기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자들이 입단 전에 기록한 한 경기 최다 투구수는 127개로, 미국스포츠의학원(America Sports Medicine Institutes)에서 권고하는 청소년 투수들의 투구수 제한(106개)을 상회하는 수치다.  이 중 2명은 200개 이상의 공을 던진 적이 있고, 150구 이상을 던진 적이 있는 투수는 14명에 달했다.  조상 대상자의 절반 이상인 27명이 통증을 참고 투구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동계훈련 기간 동안 추운 날씨에 많은 공을 던져 부상의 위험이 높았다.  조사 대상자들은 평균 1.8개월 동안 진행되는 동계훈련에서 일일평균 162.5개의 공을 던졌다. 추운 날씨에 무리하게 투구한 적이 있는 선수 비율은 49%나 됐다.  변화구를 배우는 시기가 이르고, 이를 많이 사용하는 것도 신인 투수들의 부상이 많은 이유로 밝혀졌다.  조사 대상자들은 평균 12.3세에 커브를, 평균 16.2세에 슬라이더를 배웠다. 미국스포츠의학원은 커브는 14~16세에, 슬라이더는 16~18세에 배우는 것이 좋다고 권하고 있다.  미국스포츠의학원이 권하는 체인지업의 적정 습득 연령은 10~13세인데 조사 대상자들은 뒤늦은 평균 18.4세에 이를 배웠다.  한국 투수들은 커브와 슬라이더를 다소 이른 시기에 습득해 성장하는 신체에 무리를 준다는 분석이다.  조사를 진행한 야구발전실행위원회는 아마추어 선수 보호가 시급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동계훈련 기간 날씨가 추울 때에 투구수를 조절해 훈련할 필요가 있으며 미국스포츠의학원의 권고 사항을 국내 실정에 맞춰 투구수, 등판 횟수, 변화구 습득 연령에 적절한 기준을 확립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야구발전실행위원회는 "단순히 좁은 야구계의 저변 문제를 한탄하기만 할 것이 아니라 기존의 유망주들을 잘 키워 대형 선수로 성장시킬 수 있는지 현 상황을 돌이켜봐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jinxijun@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