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 먹으면 아이디어 나오나’ 브라운백미팅 시각차]

기사등록 2013/11/12 13:43:57 최종수정 2016/12/28 08:21:10
【청원=뉴시스】박재원 기자 = 충북 청원군이 12일 군청 상황실에서 ‘결혼이민자활용방안’을 놓고 부군수와 관련 부서 직원들이 참여한 가운데 브라운 백 미팅을 하고 있다. 2013.11.12.  pjw@newsis.com
【청원=뉴시스】박재원 기자 = 점심시간 가볍게 끼니를 때우며 다양한 의견을 제시하는 ‘브라운 백 미팅(brown bag meeting)’을 놓고 중년층 직원들의 고민이 깊다.

 자주는 아니지만, 점심 한 끼를 샌드위치나 햄버거 등으로 대신하다 보니 여간 힘든 게 아니라는 하소연이 곳곳에서 나온다.

 “빵 먹는다고 아이디어가 나오느냐”는 소리까지 나올 정도다.    

 정부부처에서 처음 도입한 브라운 백 미팅이 충북에서도 자리를 잡는 모양새다.

 도는 2010년부터 브라운 백 미팅을 진행했고, 지난달 청원군에서도 이를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브라운 백 미팅을 단순 풀이하면 ‘갈색 봉지 만남’으로 해석할 수 있다. 패스트푸드점에서 햄버거나 샌드위치 등을 담아주는 갈색 봉지를 들고 모임을 한다는 뜻이다.

 딱딱한 회의를 탈피해 점심시간 가볍게 끼니를 때우면서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허심탄회하게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놓는 ‘캐주얼 토론회’로 보면 된다.

 도는 월 2회에서 1회로 축소해 매달 브라운 백 미팅을 하고, 군은 지난달부터 매주 1회 토론회를 한다.  

 문제는 점심 메뉴에서 나온다.

 브라운 백 미팅의 단골 메뉴는 햄버거나 샌드위치, 김밥, 도시락 정도다. 도에서는 직원들이 각자 점심을 싸오고, 군에서는 일괄 주문해 회의 참석자들에게 나눠준다.

 12일 부군수 주재로 브라운 백 미팅을 한 청원군의 메뉴는 김밥과 어묵이다.

 젊은 직원은 어느 정도 거부감은 없지만, 중년층에게는 점심 한 끼로는 부족함이 많다. 회의를 끝내고 난 뒤 다시 점심을 먹는 촌극도 벌어지고 있다.

 일부는 회의 자체에 회의적인 반응도 있다.

 단순 아이디어 게재 수준이어서 회의에서 나온 의견이 현안 업무에 반영될 가능성이 낮다는 시각이다.

 정부부처를 따라만 가는 형식에 그칠 수 있다는 의견도 많다.

 한 직원은 “직원들 간 소통과 생산적인 아이디어를 발굴할 수 있겠지만, 얼마나 반영이 되겠느냐”며 “브라운 백 미팅이 자리 잡기에는 많이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른 직원은 “꼭 빵을 먹는다고 좋은 의견이 나오느냐. 칼국수나 백반을 먹으면 회의 진행이 어려우냐”며 “형식을 탈피한다는 회의가 메뉴부터 형식에 얽매이고 있다”고 전했다.

 pjw@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