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빼빼로데이' 따끔한 회초리로 '맴매'

기사등록 2013/11/11 18:36:04 최종수정 2016/12/28 08:20:58
【청주=뉴시스】엄기찬 기자 = 11일 오후 충북 청주 용두사지 철당간 앞에서 열린 '회초리데이 愛 가래떡데이' 행사에서 한 초등학생이 "부모님께 예의 지키지 못했다"며 '청학동 훈장'으로 널리 알려진 김봉곤(45) ㈔우리문화나눔 이사장에게 회초리를 맞고 있다. 2013.11.11.  dotor0110@newsis.com
【청주=뉴시스】엄기찬 기자 = "가족에게 말 한마디 따뜻하게 못 하고, 얼마 전 군대 간 아들에게도 제대로 해 주지 못한 것 같아 미안한 마음에 나왔습니다"

 찬 바람과 함께 기온마저 뚝 떨어져 늦가을 반짝 추위가 찾아온 11일 오후 충북 청주에 사는 주부 허금순(51)씨는 따끔한 회초리를 맞았다.

 추위 탓에 회초리 맛(?)은 더 따끔했지만, 마음만큼은 홀가분했다. 또 효(孝)와 예(禮)를 실천하는 의미 있는 행사에 동참할 수 있어 기분도 뿌듯했다.

 청주외국어고등학교 강상무 교장도 이날 허씨와 함께 회초리를 맞았다. 스승으로 제자들에게 사람으로서 갖춰야 할 가치관을 제대로 가르치지 못한 미안함에 종아리를 걷은 것이다.

 그는 "효는 사람이 지녀야 할 가장 큰 덕목 중 하난데 그런 바른 가르침을 제자들에게 전하지 못해 미안하고 죄스러운 마음"이라며 따끔한 회초리를 자처했다.

 젊은층에게 상업적으로 퍼진 '빼빼로데이' 대신 회초리와 가래떡으로 우리의 전통 교육문화와 음식문화를 알리는 의미 가득한 행사가 11일 열렸다.

 ㈔우리문화나눔과 성안길상점가상인회가 마련한 '회초리데이 愛 가래떡데이' 행사가 청주 용두사지 철당간 앞에서 열린 것.

【청주=뉴시스】엄기찬 기자 = 11일 오후 충북 청주 용두사지 철당간 앞에서 '회초리데이 愛 가래떡데이' 행사가 열렸다. 인근 상점 앞에 진열된 '빼빼로데이' 선물 너머로 행사가 진행되고 있다. 2013.11.11.  dotor0110@newsis.com
 행사에서는 TV 방송 등을 통해 '청학동 훈장'으로 널리 알려진 김봉곤(45) ㈔우리문화나눔 이사장이 나서 회초리(回初理)의 참 의미를 알렸다.

 김 이사장은 "11월11일을 상업화로 물든 '빼빼로데이'로 즐기기보다는 우리 먹거리를 지키는 '농민의 날'이자 우리 정신문화를 되새기고 알리는 의미 있는 날로 만들어 한다"고 전했다.

 또 '回初理'(회초리)라고 한자로 쓴 종이 뒷면에 자신의 잘못을 적고 회초리를 맞는 퍼포먼스가 열려 의미 있는 행사에 동참하려는 시민의 발길이 이어졌다.

 학생은 물론 주부, 선생님 등 많은 시민이 참여해 자신을 되돌아보고 우리가 지켜야 할 '11월11일'의 참 의미를 따끔한 회초리에 담아 새기기도 했다.

 초등학교 1학년 서상훈(8)군은 "예의를 지키지 않아 부모님께 죄송한 생각이 들어 회초리를 한 대 맞았다"며 "많이 아프지 않아 다행이었다"고 귀여운 미소를 지었다.

 dotor0110@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