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최고의 교정기관 만들 것" 오세홍 영월교도소장

기사등록 2013/10/23 07:19:33 최종수정 2016/12/28 08:14:52
【영월=뉴시스】홍춘봉 기자 = 오세홍 영월교도소장은 “수형자들의 자치제가 정착되면서 교정기관의 새로운 롤 모델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은 오 소장이 지난 18일 교도소에서 아름다운 주변 경관을 설명하고 있다. 2013.10.23.  casinohong@newsis.com
【영월=뉴시스】홍춘봉 기자 = "출소자들의 재복역률이 압도적으로 낮고 예의바른 수형자들로 인해 전국 최고 선망의 교정시설이 되었다. 수형자들의 자치제가 정착되면서 교정기관의 새로운 롤 모델이 되고 있다"

 오세홍 강원 영월교도소장은 전국 유일의 ‘자치제 전담교도소’에서 일어나고 있는 ‘사건’들에 대해 얼마나 많은 변화를 보이고 있는지 설명했다.

 일반인들은 영화와 TV 드라마를 통해 교도소라면 폐쇄적인 공간에서 감시와 통제 속에서도 난동과 단식투쟁, 독방 감금 등의 거친 상황들을 기억하고 있다.

 그러나 영월교도소는 주변의 아름다운 자연환경 속에 일반 수형시설에서는 찾기가 어려운 자치, 화목, 봉사, 동아리 활동, 인성교육, 취미생활, 외국어 및 자율학습 등의 분위기로 바뀌었다.   

 오 소장은 "원주지역 안과 의사가 의료봉사를 나와 다른 교정시설에서 느끼지 못한 것을 이곳에서는 새롭게 보게 됐다는 말을 듣고 기분이 좋았다"면서 "순진한 어린이처럼 밝은 모습과 예의바른 자세가 대표적"이라고 소개했다.

 또 그는 "수형생활을 하며 식물을 키우고 영어와 중국어 회화 등을 익힐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영월교도소의 특징"이라며 "자율과 책임의 색다른 분위기에서 새로운 희망을 보게 된다"고 말했다.

 지난 18일 오후 영월교도소 소장실에서 오 소장을 만나 그의 교정철학과 영월교도소의 특징에 대해 이야기를 들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영월교도소가 개소 3년 만에 재복역률 전국 최저기록을 세웠다는데 소개해 달라.

 "전국에는 50개의 교정시설이 있는데 평균 재복역률은 22.2%에 달한다. 지난 2010년 11월 11일 본격 개소한 영월교도소는 지금까지 480명의 출소자가 사회생활을 하고 있다. 이 가운데 재복역률은 0.4%로 전국 50개 교정 시설 가운데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한다. 이런 수치는 추적조사를 통해 밝혀지는데 금고 이상 형을 선고 받은 비율을 통계로 잡고 있다. 특히 가석방 대상자에게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설문결과 교도소의 자율 분위기를 통해 자신이 지은 죄에 대해 깊이 반성하고 다시는 범죄를 저지르지 않겠다는 각오를 다진다고 하더라. 이들은 스스로 행동하는 자율과 자치에 대해 교도소에서 베푸는 이상 감사해 하고 스스로 모범적인 생활을 하고 있다. 감시와 통제가 아닌 스스로 알아서 하는 자율분위기에서 교정의 진정한 가치를 찾을 수 있다는 사실에 놀라울 따름이다. 새로운 교정의 롤모델을 영월교도소가 만들고 있는 셈이다."

 -전국 교도소 가운데 최초로 시행중인 자치제에 대해 설명해 달라.

 "전국에는 교도소별로 개방경비처우와 완화경비처우 및 일반경비처우 중경비처우 등 4가지 교정시설로 분류하고 있다. 수형자가 입소하면 재범을 줄이기 위해 죄질에 따라 분류를 한다. 교정시설에서 심리검사와 범죄내용을 분석해 적절한 교정시설로 보내진다. 국내 첫 민간 교도소인 여주교도소에는 죄질이 험하지 않은 사람 위주로 보내고 있다. 이곳 영월도 흉악범죄를 저지르거나 주변과 어울리기 힘든 거친 성격의 재소자는 올 수가 없다. 처음 이곳에 입소하면 2주간 집합교육을 받아야 한다.

 이 기간에 피해자에게 사죄 편지쓰기, 범죄피해 동영상 시청 등 자아성찰의 기회를 부여하고 있다. 이 기간이 끝나면 자율활동을 부여한다. 하루 일과를 마친 오후 6시부터 8시30분까지 2시간 30분간 말 그대로 자율활동이 보장된다. 비록 복지관이라는 일정한 공간에 한정되지만 이곳에서 교도관의 감시와 통제 없이 책을 읽거나 바둑도 두고 종교활동도 할 수 있다. 시를 쓰거나 영어 중국어 일어 등의 회화도 공부할 수 있고 자기계발을 위한 각종 활동을 보장한다.

 또 불침번도 자율적으로 서고 식사도 일반 교정시설과 달리 공동 식당에서 자율배식으로 화기애애한 식사를 하고 있다. 물론 식사 후에는 순번을 정해 스스로 설거지도 하는데 식기가 반짝반짝 윤이 날 정도다. 한 달에 한번 교도소장과 면담이 있고 자치회에서 수형자들의 불편사항이나 문제점에 대해 건의하기도 한다. 수형자들이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가족처럼 화목한 분위기에서 생활하면서 달라진 점은 교도관들도 표정이 밝아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사실 교도관들도 외부와 격리된 공간에서 수십년 이상 근무하다보면 스트레스가 이만저만 아니다. 영월교도소에서는 이런 일을 경험하지 힘들다. 정말 놀라울 따름이다."

 -영월교도소의 대표적 교정교화 프로그램은 무엇인가.

 "우리는 자생식물 복원사업에 희망자는 누구나 참여토록 하고 있다. 식물을 가꾸면서 생명의 소중함을 인식하고 정서가 자신도 모르게 순화되고 있는 것을 알 정도로 효과가 좋다. 특히 성취감과 봉사정신을 함께 느낄 수 있기도 하다. 지난해 3월 환경부와 업무협약을 통해 붓꽃 등 11종의 자생식물 3만여 본을 받아 파종을 시작했다. 수형자들이 열심히 가꾼 뒤 지난 3월 순천만 국제정원박람회에 출품했고 영월초등학교와 하늘요양원 등 영월지역 기관 단체에도 8차례에 걸쳐 자생식물을 기부했다.

 또 사회에서 기타와 색소폰을 연주했던 이들을 참여시켜 동강희망나눔 밴드봉사단을 만들어 평소에는 연습을 하고 성당과 복지시설 및 주민들을 초청해 공연을 펼쳐 좋은 호응을 얻고 있다. 특히 백석대학교와 지난 9월 업무협약을 맺고 인문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며 시창작교실도 열고 있다. 이곳에서 시인으로 등단한 수형자가 3명이나 된다. 독서프로그램도 수형자들이 가장 많이 가입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미리 읽어야 할 책을 선정한 뒤 도전 골든벨 이벤트를 마련했는데 뜨거운 열기에 깜짝 놀랐다.

 백석대학교 성현창 교수의 인문학 강의는 1회에 20여명 수준만 참석할 수 있기 때문에 희망자 가운데 선발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출소가 가깝고 평소 인문학 서적을 많이 접한 수형자를 우선 하고 있다. 책을 많이 읽을수록 좋다고 생각한다. 현재 5700여 권의 장서가 비치되어 있지만 인문서적과 자기개발 서적 등이 부족하다. 외부에서 책을 기증받고 있는데 아직은 미미한 실정이다."

 -영월교도소는 지역과의 유대강화에도 관심이 많은 것 같다.

 "다른 교정시설과 달리 영월은 주민들이 유치를 희망해 개청한 곳이라 의미가 다르다. 때문에 지역사회와 교류하고 기여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실행하고 있다. 특히 지역내 기관 단체에서 교정행정에 적극 참여하면서 지역과 상생하는 길이 활짝 열리고 있다. 우리는 지역사회를 위해 인근 봉래중학교에 정기적으로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다.

 또 지역내 홀로 계시는 어르신을 찾아가 필요한 역할을 해주고 인근 주민을 초청해 마술과 밴드공연을 펼친 뒤 점심을 대접하고 있다. 김장을 담궈주거나 풀베기도 지원하고 농번기에 일손 돕기도 나선다. 특히 이런 분위기에 편승해 미혼인 교도관과 영월 및 제천지역 직장여성들과 단체 미팅을 가끔 실시중이다. 이런 노력에 힘입어 4쌍의 예비 부부가 탄생하게 됐다."        

 casinohong@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