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변해정 박기주 기자 = 21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세청 국정감사에서는 증인으로 출석한 전두환 전 대통령의 장남인 전재국씨와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3남인 김선용씨에 대한 질의가 쏟아졌다.
여야는 출석한 증인에 대한 질의 내용을 놓고도 난타전을 벌이기도 했다.
◇전재국·김선용 "역외탈세 연루 송구스럽다"
두 증인은 역외탈세 의혹으로 사회적 물의를 빚은 데 대해 공식 사과했다.
전씨는 조세피난처인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페이퍼컴퍼니 '블루아도니스(Blue Adonis Corporation)'를 설립·폐쇄한 시점을 묻는 민주당 조정식 의원의 질문에 "2004년 설립해서 3~4년 뒤 잔액이 없어서 폐쇄했다. 폐쇄 전까지는 자금거래를 했다"고 답했다.
조 의원이 '페이퍼컴퍼니를 세워 계좌를 운용한 것에 대해 국민들은 비자금 등 떳떳하지 못한 재산을 관리하기 위한 의도라고 인식한다. 공인 입장에서 어떻게 생각하냐'고 질문하자 "1989년 일시 귀국하면서 미국에 남겨둔 70만 불을 옮겨오면서 9·11테러 사건 이후 해외 정치와 관련된 인사 자제들의 게좌를 엄격하게 관리하게 됐다는 말에 아랍은행을 소개 받았다. 이 과정에 (아랍은행 측이) 자신들과 거래하려면 법인 명의로 하면 좋겠다고 얘기를 해와 깊이 생각하지 않고 법인을 만든 후 송금했다"면서 "잘못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같은당 최재성 의원이 돈의 사용처를 묻자 "80% 이상을 미술관 건립을 위한 작품 구입로 썼고 나머지는 자녀 학비 등으로 지출했다"면서 "당시 수입은 별도로 없었고 이 돈은 외조부 등으로부터 받은 것"이라고 밝혔다.
해당 미술품이 어디 있느냐는 물음에는 "당시 정상적 절차로 서울에 들여왔다. 증빙할 수 있다. 현재 검찰로 넘어갔다"고 답변했다. 또 아랍은행 싱가폴 지점에 근무했던 한국인 지점장을 계좌를 개설하기 위해 처음 만났을 때 알았다고 언급했다.
전씨는 국세청 조사를 받은 적이 있냐는 질문에 "자료 요청이 있었는데 검찰 조사로 연기됐다. 검찰 조사 후 (자료를) 제출하는 걸로 양해받았다"고 설명했다.
최 의원이 전씨의 발언이 사실에 가까운 증언이라 생각하냐는 질의에 김덕중 국세청장은 "(사실에) 근접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김선용씨 역시 "국민들께 걱정끼친 데 대해 아버지의 아들로서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증인 질의 수위 놓고 여야 공방
여야가 출석 증인을 대한 질의 내용을 놓고 설전이 오갔다.
민주당 홍종학 의원이 김선용씨에게 질문하는 과정에서 새누리당 서병수 의원이 "국감은 정부가 지난 1년간 무엇을 어떻게 했는지를 따져 바로잡자는 데 목적이 있다. 역외탈세 문제는 악질적이어서 (국민적) 공분을 사기는 하지만 수사권도 없는 국회가 민원인을 불러 함부로 다뤄도 되는건지에 대해서는 유감스럽다"고 지적하면서 시작됐다.
이에 대해 홍 의원은 "사법·세무당국이 발각하지 못하는 역외탈세의 과정을 알아야 제도 개선이 가능하지 않겠냐. 소명하는 자리가 됐으면 하는 취지에서 질의했고, 사실 관계를 확인한 것일 뿐이다"라고 반박했다.
정의당 박원석 의원은 "언제부터 다른 의원이 질의에 대해 평가를 했느냐. 수사, 조사권 없지만 국민을 대신해 청문권을 갖고 있다. 이건 청문인데, 사사건건 개입해선 안된다"면서 "민간인을 증인으로 부르면 안된다고 법에 박아라"고 질타했다.
야당측 간사인 민주당 김현미 의원은 "서 의원의 논리대로라면 민간인 증인 채택이 어렵다. 여당은 공직에 있었던 분의 증인 출석도 반대한다"면서 "(우리는) 감정으로 만나는 게 아니다. 야당의 의정활동에 대한 심한 간섭으로 오해받을 수 있으니 (질의에 관한) 확대 해석을 말아 달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 나성린 의원은 "검찰과 국세청이 할 일을 우리가 할 필요가 없다. 나중에 잘못하면 나무라면 되는 것이다"라고 꼬집었고 같은당 이한성 의원도 "정부를 상대로 잘잘못을 따지는 게 국감의 취지"라고 따졌다.
기획재정위원장인 새누리당 강길부 의원은 "어디까지나 민간인 신분인데다 (기재위가) 수사기관이 아니므로 단정짓는 질의나 지나친 추궁을 자제 해달라"고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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