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에서 오랫동안 방송·가요·공연 담당 기자로 일하고 문화부장을 지낸 그가 당시 대중문화 현장에서 활약한 '낭만광대'들의 이야기를 전한다.
'조용필과 아날로그 시대의 대중문화 사수기'라는 부제를 단 책은 크게 4부로 나뉜다.
1부 '진격의 거인 조용필'에서는 30년 가까이 자신과 친하게 지낸 조용필과 만남, 일화 등을 실었다. 성별과 세대를 가리지 않고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비결을 파헤친다.
2부 '낭만광대의 시대'에서는 장소팔·고춘자·서영춘 등 코미디언들과 흑백TV 시대의 국민 드라마, 드라마 작가, 잡지·만화 등을 조명한다. 특히 '못생겨서 죄송'했던 이주일을 통해 '코미디언 이주일이 국회의원 정주일이 되기'까지의 과정을 보여주며 권력의 암투도 그린다.
한국 록음악의 대부 신중현 사단부터 6080세대를 풍미한 가수들, 정권에 짓밟힌 금지곡과 저항가수들, 음악다방의 황제였던 DJ와 매니저의 일상 등 가요계의 애환과 현상은 3부 '노래가 인생에게 물었다'에서 소개한다. 정권 연장과 권력자의 눈에 맞추기 위한 금지곡 선정 이유와 대마초 사건의 진상을 규명하며, 패션과 파격의 아이콘이었던 가수 윤복희의 일화도 전한다.
마지막으로 4부 '그 많던 영자는 어디로 갔을까'에서는 '진짜진짜…' '얄개…'로 대표되는 교복 영화부터 당대를 풍미한 영화와 영화배우, 암울한 시대에 '빨간'으로 포장된 불법 영화와 '19금' 도서 등으로 위안을 삼아야 했던 세운상가를 둘러보며 영화를 축으로 시대상을 추억한다. 당시 청춘을 보낸 남자들에게 첫사랑의 이미지로 각인된 정윤희의 삶도 되짚는다.
오씨는 프롤로그에서 "되도록이면 사람 사는 세상의 이야기를 하려 했고, 정치권력이 한 인간과 한 시대를 어떻게 난도질했는지를 보여주고, 대중문화가 우리네 삶의 당의정이나 조미료 역할을 넘어서 시대정신을 만들어가는 데 큰 역할을 했다는 걸 드러내고 싶었다"고 전했다. 312쪽, 1만4000원, 세상의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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