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2보]서울 구로서 절도범 수갑찬채 도주

기사등록 2013/09/14 23:31:41 최종수정 2016/12/28 08:03:54
【서울=뉴시스】안호균 기자 = 절도 혐의로 경찰에 붙잡힌 피의자가 수갑을 찬 채 현장에서 도주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 7월 서울 성북구 장위동 주택가에서 경찰에 붙잡힌 절도 피의자가 수갑을 찬 채 도주한 사건이 발생한 지 불과 2달 만이다.  

 14일 구로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20분께 서울 구로구 신도림동의 한 사우나에서 30대로 추정되는 남성이 휴대전화를 훔치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신구로지구대 소속 경찰관 2명에게 체포됐다.

 경찰관들은 이 남성의 오른팔과 사우나 입구에 있던 철제의자 팔걸이에 수갑을 채워둔 채 피해자를 상대로 진술을 받던 중이었다.

 이 남성은 경찰관들이 잠시 한눈을 판 사이 의자 팔걸이 사이에 있는 틈으로 수갑을 빼내고 오전 6시30분께 건물 8층 사우나 계단을 이용해 도주했다.

 경찰 관계자는 "범인이 순간적으로 뛰어나간 데다 따라가던 경찰관이 다리를 접질려 잡지 못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주변 폐쇄회로(CC)TV 영상을 통해 도주로를 파악하는 방법으로 이 남성을 추적하는 한편 현장에서 채취한 지문으로 신원을 확인 중이다.

 경찰은 피의자 검거를 위해 이날 오후 수배 전단을 제작·배포했다.

 달아난 남성은 30대 초반으로 추정되며 검정색 긴팔 티셔츠와 바지 차림에 검정색 운동화를 신고 있다. 170㎝ 가량의 키에 날씬한 체격으로 헤어스타일은 짧은 스포츠형이다.

 경찰은 이 남성이 오른팔에 수갑을 차고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경찰의 피의자 관리에 문제가 없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앞서 지난 7월 16일 서울 장위동 주택가에서 현금 3만원을 훔친 김모(47)씨가 지구대로 연행되던 중 순찰차 안에서 경찰관을 밀치고 달아났다가 하루 만에 붙잡혔다.  

 또 지난달 14일 경기 부천 원미경찰서에서는 사기 혐의로 체포돼 경찰 조사를 받던 이모(21)씨가 수갑에서 손을 빼내고 달아났다가 다음날 검거되기도 했다.

 경찰은 지난해 12월 경기 고양시에서 '노영대 도주 사건'이 발생한 뒤 '도주 방지 매뉴얼'까지 만들어가며 교육을 강화했지만 올해 들어서도 비슷한 사건이 수차례나 반복되고 있다.

 이날 현장에서 범인을 놓친 경찰관들은 의자 팔걸이에 틈이 있는지도 제대로 확인하지도 않고 수갑을 채운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범인의 도주 상황에 대비하는 습관이 몸에 배어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 이런 일이 일어난 것 같다"며 "16일께 현장에 나갔던 경찰관들에 대한 조치가 이뤄질 것 같다"고 말했다.

 ahk@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