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세권개발 운명 '암울'…응모사 2곳 "무리한 요구"
기사등록 2013/09/08 13:00:39
최종수정 2016/12/28 08:01:41
【청주=뉴시스】연종영 기자 = 충북도가 추진한 KTX오송역세권 개발사업 3차 공개모집에 민간 기업체 컨소시엄 2곳이 응했지만 사업시행자가 선정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8일 충북도와 충북개발공사에 따르면 공모마감시한(6일 오후6시)까지 부동산 개발업체가 주축인 A컨소시엄과 금융사와 충북의 지역건설업체가 참여한 B컨소시엄 등 2곳이 사업신청서를 제출했다.
충북도 입장에선 일단 단독 응모가 아니어서 반길만 하지만, 속사정을 보면 전혀 그렇지 않다.
두 업체가 내건 요구조건은 도가 도저히 수용할 수 없는 수준이다.
우선 공모마감 시각 5분 전에 사업신청서를 낸 A컨소시엄의 요구는 크게 세 가지다.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에 대한 도의 채무보증을 서달라는 것과 미분양 용지가 발생하면 이를 충북도가 100% 인수해달라는 요구다.
시공권을 달라는 요구도 했다.
앞서 지난달 말 사업신청을 한 B컨소시엄은 채무보증은 요구하지 않았지만 A사와 마찬가지로 미분양 토지를 도가 전량 인수하라고 요구했다.
무엇보다 도가 받아들이기 어려운 조건은 이들이 공공부문과 민간부문의 출자비율을 변경하자는 것이다.
51대 49인 지자체와 민간기업의 출자분담액을 49대 51로 바꾸자는 것인데, 공공기관 출자율이 49%가 되면 미보상 토지에 대한 강제수용이 불가능해져 도는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는 태도다.
기업의 이런 요구에 도는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도 관계자는 "채무보증, 미분양 토지 인수, 시공권 획득과 같은 조건을 얻으면 누군들 사업을 못하겠나"라면서 "요구조건을 변경하고, 사업신청을 한 업체의 재무구조 등을 살피는 과정이 있겠지만 현재로선 받아들일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앞서 도와 충북개발공사는 지난달 7일 역세권개발 추정 사업비 3102억원 가운데 지자체(청주시·청원군) 부담액 1582억원(51%)을 뺀 1520억원(49%)을 투자할 민간기업을 모집하는 공고를 냈다.
이후 관심을 보이는 기업체가 나타나지 않자 공모기한을 20일(8월 7일∼26일)에서 11일이나 연장하기도 했다.
지난해 두 차례 공모에서 민간사업자를 찾는 데 실패한 도와 공사는 종전의 공모조건과는 달리 미분양 용지를 지자체가 인수해주겠다는 확약을 공고에 넣었고, 토지이용계획도 민간사업자에게 유리하도록 변경했다.
종전의 공모조건과 달리 주거용지 비율을 10.1%에서 14.7%로 늘리는 대신 상업용지 비율은 35.5%에서 8.37%로 줄이고 공공청사 용지를 넣기도 했다.
토지이용계획을 민간투자자(우선협상 대상자)가 입맛에 맞게 변경할 수 있도록 여지를 둔 것과 청주시·청원군이 총 사업비의 51%를 분담하는 것도 1∼2차 공모와 비교할 때 크게 달라진 점이다.
도와 공사는 10일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심의위원회를 연 뒤 25일께 우선협상대상자를 확정할 예정이다.
그러나 두 기업 모두 부적격 판정을 받으면 이런 절차는 모두 생략된다. 응모업체의 요구조건과 공모조건을 비교하고, 이들의 사업추진능력을 검증하는 10일이 사실상 역세권개발사업의 운명을 가르는 날이 되는 셈이다.
앞서 두 차례 실시한 공모에서 투자자를 찾지 못한 도는 이번 공모에서도 '돈줄'을 찾지 못하면 사업 자체를 포기하는 수순을 밟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연말까지 사업시행자 선정, 개발계획 수립·고시를 마치지 않으면 역세권 지구지정은 자동해제되기 때문이다.
남은 행정절차를 밟는데 적어도 4∼5개월이 필요한 점을 고려해 시간을 역산하면 이번 사업자 공모는 마지막 시도일 수밖에 없다.
2005년 10월 오송신도시 기본계획을 수립할 당시 역세권 개발사업을 입안한 도는 2011년 12월 KTX오송역 일대를 도시개발예정지구로 지정했다.
jyy@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