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진구는 현시점 최고의 아역스타다. SBS TV ‘자이언트’(2010)의 이범수(43) 아역, ‘무사 백동수’(2011)의 지창욱(26) 아역, MBC TV ‘해를 품은 달’(2012)의 김수현(25) 아역, ‘보고 싶다’(2013)의 박유천(27) 아역 등 히트작에서 스타의 아역을 맡았다는 것은 여진구가 안방극장에서 차지하는 위상을 가늠하게 한다.
반면 영화는 그리 내세울 것이 없었다. 2007년 한국·미국·싱가포르 합작 ‘댄스 오브 드래곤’에서 장혁(37)의 아역이나 여러 작품에서 단역에 그쳤을 뿐이다.
이런 여진구가 모처럼 스크린에 발을 내디뎠고, 그것도 특급 선배 배우들과 함께하니 관심이 모아질 수밖에 없다.
영화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예고편 등으로 수박 겉핥기를 해본 결과, 한 마디로 세다. 여진구가 맡은 화이는 다섯 범죄자를 아버지로 알고 자란 소년이다. 학교에 다니는 대신 다섯 아버지들이 가진 범죄 기술을 습득하며 자란다. 화이는 다섯 아버지처럼 강해지기를 바라는 리더 ‘석태’(김윤석)의 손에 이끌려 범죄 현장으로 들어가게 되고 변해간다는 내용이다. 총, 칼, 쇠파이프 등이 난무하고, 유혈이 낭자하다. 좋게 말해 액션, 나쁘게 말하면 폭력신으로 가득하다. 그 한복판에 화이, 즉 여진구가 있다.
장 감독은 “화이는 정말 중요한 캐릭터다. 극을 이끌어나가야 한다. 그래서 아역 배우 중에 이렇게 깊은 드라마와 캐릭터를 표현할 어린 친구가 있을까라고 걱정했다”며 “굉장히 많은 아역 배우들을 만났지만 외모, 액션 모두 만족스러운 사람을 찾기 힘들어 하던 중에 진구를 만났다. 두 차례 오디션을 갖고 여진구가 가장 화이에 적합한 느낌을 줘서 선택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아역 배우들의 경우 패턴화된 연기 습관이 있다. 그러나 진구는 캐릭터에 접근하는 자세가 남달랐다. 또 아역부터 했는데 어떻게 저렇게 때 묻지 않을 수 있는지 놀라울 정도였다”면서 “진구가 아니었으면 영화를 어떻게 완성할 수 있었을까 싶다”고 칭찬했다.
김윤석은 “여진구는 작은 거인”이라며 “이 작은 거인이 완전히 성숙한 거인이 될 때까지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굉장히 행복할 것 같다”고 치켜세웠다. .
여진구는 “몸둘 바를 모르겠다”면서 “긴장과 걱정을 많이 했는데 아빠들과 감독님이 현장을 잘 이끌어주셔서 무사히 촬영을 마칠 수 있었다. 감사한다”고 전했다.
문제는 아직 어린 여진구에게 이런 역할을 맡겨도 되는가다. 보통 밀도있는 감정 연기나 치열한 액션 연기 등이 필요할 경우 20대 중 동안인 배우들이 하는 것이 관례처럼 돼있다. 장 감독 스스로도 “화이는 시나리오가 가진 험악함과 끝이 어딘지 모를 정도로 감정선을 파고들어야 하는 캐릭터다. 그래서 아무리 배우라지만 견뎌낼 수 있는 친구가 있을까 했다. 제작사 대표한테 이 역할 맡는 배우는 심리치료를 병행해서 건강한 배우가 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했을 정도였다”고 털어놓았다. 그런데도 20대 배우가 아닌 17세 여진구가 했다.
장 감독은 “화이의 캐릭터에는 열일곱살이 주는, 소년도 아니고 성인도 아닌 묘한 정체성, 그 나이 또래의 순수함과 맑음을 담고 싶었다. 20대 배우가 어린 나이인 척 해도 표현할 수 없는 크리스털을 표현해주기를 바랐다”면서 “진구가 마음과 몸이 건강한 친구라 잘 견뎌냈다. 정말 잘 해내줬다”고 거듭 칭찬하며 우려를 일축했다.
여진구는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 쪽으로 기우는 상황에서 “아쉽기도 해서 몰래몰래 볼까 하는 생각도 한다. 사실 내가 그렇게 동안이 아니고 노안이라 그냥 자연스럽게 극장에 들어갈 수 있을 것 같다”면서도 “ 하지만 그러기엔 양심이 찔려 고민 중”이라고 말해 소년다운 순수함을 드러냈다.
나우필름·파인하우스필름 공동제작, 쇼박스 배급으로 10월 초 개봉을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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