맷 데이먼·샬토 코플리, 물먹는 하마들의 유쾌한 백수시절 회상

기사등록 2013/08/18 16:12:13 최종수정 2016/12/28 07:55:25
【서울=뉴시스】 박문호 기자 = 영화 '엘리시움'의 배우 맷 데이먼과 샬토 코플리가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ICGV에서 ‘한국 관객과의 만남‘에서 서로 물 많이 마시기를 겨루고 있다.  2013.08.14.  go2@newsis.com
【서울=뉴시스】김태은 문화전문기자 = 한국에 처음 온 할리우드 SF블록버스터 ‘엘리시움’(감독 닐 블롬캠프)의 두 주인공 맷 데이먼(43)과 샬토 코플리(40)가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모습으로 보는이들을 즐겁게 했다.

 14일 오전 기자회견에서 다소 격식을 차렸다면, 오후 영화 상영 후 이어진 관객과의 대화 시간에는 티격태격 말장난을 하며 유머 넘치는 자연스러운 면모를 드러냈다. 팬들의 질문에 일일이 응하며 유쾌한 답변을 내놔 웃음과 박수를 이끌어냈다.

 숙련된 엔터테이너들답게 한 시간여 내내 서로 물마시기 경쟁을 벌이며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들었다. 동시에 물통을 들고 누가 한 통을 먼저 마시는지 눈짓 만으로 내기를 벌일만큼 절친한 관계임을 드러냈다.

 데이먼은 “LA에서 호주로 밤새 비행기를 타고 가서 바로 일정을 소화해야 했다. 샬토에게 ‘물을 많이 마셔두는 것이 좋을거야’ 했더니 얼마나 마셔야 좋을는지 묻더라. 그래서 ‘너보다 많이 마시겠다’고 해서 경쟁이 시작됐다. 나는 7.5ℓ를 마셨고, 샬토는 6ℓ를 마셨다. 어제 시드니에서도 각각 6ℓ, 4.5ℓ를 마셨다. 서울에서도 계속 경쟁하기로 했다. 이제 시작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코플리가 “맷이 10㎏이 더 나가기 때문에 물이 들어갈 공간이 더 많다”고 불공정성을 지적하자 데이먼은 “내 몸은 근육이라 지방보다 무게가 더 나간다”고 받아쳤다. 코플리가 “나는 몸피가 작아서 물이 들어갈 공간이 적다”고 계속 우기자 데이먼은 “미안하게 됐다”고 웃으며 실랑이를 끝냈다. 실제로 데이먼은 이번 영화에서 상의탈의를 하기 위해 몇 달 동안 다이어트를 하며 하루 4시간씩 강한 운동을 했다고 한다.

【서울=뉴시스】 박문호 기자 = 영화 '엘리시움'의 배우 맷 데이먼과 샬토 코플리가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CGV에서 열린 ‘한국 관객과의 만남‘에서 서로 물 많이 마시기를 겨루고 있다.  2013.08.14.  go2@newsis.com
 이러한 코믹 경쟁 ‘설정’은 팬들의 관심이나 질문을 더 받고자 하는데까지 이어지며 큰 웃음을 안겼다. 그러면서도 서로에 대한 평가를 부탁하자 극찬을 하며 믿음과 애정을 표했다.

 코플리는 “맷이 ‘인빅터스’에서 남아공 럭비대표팀 주장을 맡아 남아공에서 촬영하고 있을 때 나는 닐 블롬캠프 감독의 전작 ‘디스트릭트9’을 찍고 있었다. 닐에게 ‘인빅터스’에서 작은 역할이라도 맡아서 맷하고 일해봤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그와 함께 출연하게 되다니 꿈만 같다. 닐이 ‘엘리시움’을 기획할 때도 ‘이 역할을 할 사람은 맷밖에 없다’고 적극추천했다”면서 “정말 좋아하는 배우 중의 한 명으로, 10점 만점에 10점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데이먼은 코플리를 대니얼 데이 루이스, 히스 레저 등과 비교하며 화답했다. “‘디스트릭트9’에 출연한 것을 봤을 때, 할리우드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기발하고 창의적인 연기력을 보고 놀랐다”며 “상대배우가 훌륭해서 나는 얹혀가는 기분으로 연기할 수 있었다. 앞으로 10년간 어떤 연기를 보여주게 될지 무척 기대가 되는 배우”라고 평했다.

 두 사람은 각자 백수나 마찬가지였던 데뷔 시절을 견디며, 이를 이겨낸 과거를 회상하며 젊은이들에게 꿈을 전하기도 했다.

【서울=뉴시스】 박문호 기자 = 영화 '엘리시움'의 배우 맷 데이먼과 샬토 코플리가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CGV에서 ‘한국 관객과의 만남‘에서 서로 물 많이 마시기를 겨루고 있다.  2013.08.14.  go2@newsis.com
 ‘맷(MATT)’이라는 알파벳이 프린팅된 T셔츠를 입은 여자 관객이 데이먼의 데뷔작이자 오랜 친구 벤 애플릭(41)과 함께 시나리오를 써 아카데미와 골든글로브 각본상을 탄 ‘굿 윌 헌팅’(1997)을 언급하며 어떻게 그토록 감동적인 이야기를 쓰게 됐는지 묻자 “실업자의 절박함”이 비결이었다고 털어놨다.

 “아무도 우리한테 관심이 없었을 때라 마감기한도 없었다. 그래서 억지로 쓰지말고 저절로 각본이 써지게 하자는 마음으로 유기적인 방식을 선택했다. 출연을 하지 못하는 배우였기에, 각본을 써서 출연을 하고 싶었다. 백수여서 절박했고, 백수로 지내는 것이 혁신을 이끌어 낼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데이먼은 연기를 위해 하버드대 영문과를 중퇴했지만 ‘굿 윌 헌팅’으로 주목받을 때까지 수 년간 무명시절을 인고했다.

 코플리도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굿 윌 헌팅’을 보고 있었을 때를 기억한다”며 “당시 나도 절박한 상황이었고, 맷의 큰 팬이 됐다”고 공감했다.

 한편 이들은 관객과의 대화 시간동안 각각 서너 통의 물을 마셨다. 시차와 여행으로 인한 피로 때문이기도 하고 그만큼 한국의 날씨가 찌는 듯 더웠기 때문이기도 한 듯하다.

【서울=뉴시스】 박문호 기자 = 영화 '엘리시움'의 배우 맷 데이먼(왼쪽)과 샬토 코플리가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CGV에서 열린 ‘한국 관객과의 만남‘에서 서로 물 많이 마시기를 겨루고 있다.  2013.08.14.  go2@newsis.com
 진짜 ‘엘리시움(극락)’이 뭐냐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코플리는 “내 인생에서 행복하지 않은 부자들을 많이 봤다. 엘리시움은 정신적인 것으로 머릿속에 있는 선, 현실에서 내면의 평화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는 선승같은 답변을 내놓았다. 그러자 데이먼은 “물을 너무 많이 마셔서 저러는 것 같다”며 끝까지 웃겼다. “우리 둘 다 화장실에 가야할 것 같다”며 역시 웃음으로 마무리했다.

 29일 개봉하는 ‘엘리시움’은 서기 2154년이 배경이다. 인구과잉으로 오염돼 황폐해진 지구에는 빈민층, 인공으로 조성한 우주정거장 엘리시움에는 부유층이 거주하는 빈부격차가 극대화된 사회를 그렸다. 데이먼은 엘리시움으로 가고 싶어하는 범죄자 출신 공장노동자 맥스, 코플리는 엘리시움의 정치가에게 고용돼 지구 거주인들의 도발을 막는 용병 크루거를 연기했다.

 tekim@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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