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민 스님이 3일 오후 부산 동명대학교 중앙도서관에서 열린 ‘마음치유 콘서트’에 참석해 최근 마음 고생으로 지은 번뇌를 털어놨다.
그리고 스님은 "올 가을에 국내 조용한 절에서 '산철 결제' 수행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혜민 스님의 마음은 무엇이 그리도 무거운 것일까.
지난해에 이어 올 상반기에도 혜민 스님의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 가장 많이 팔린 책으로 꼽혔다.
스님 역시 '유명세'와 함께 이런 저런 관계에서 '서운함'도 느끼고 세속의 번뇌로부터 홀연히 자유로울 수 없는 듯 했다.
최근에는 전혀 알지도 못하는 음악인이 ‘혜민스님과 함께 토크 콘서트를 개최한다’며 공연티켓을 판매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해명하느라 힘들었는데 얼마 후에는 모 방송국에 '콘서트를 개최토록 하겠다'고 계약금까지 받아간 사실이 드러나 또 한 차례 낭패를 봤다고 했다.
지난 5월에는 한 시인이 '내 시가 혜민 스님 이름으로 인터넷에 퍼졌다'고 주장해 사실 확인 결과 블로그를 통해 알려진 글은 스님과 무관하게 퍼진 것으로 확인되기도 했다.
지난해는 책 '멈추면,…'의 표지와 속장의 그림을 그린 화가가 "내 그림이 삽화로 전락했다"며 문제를 제기해 그림을 새로 바꾼 적도 있다.
이런 ‘서운함’이 쌓인 혜민스님은 "얼마전 힐링을 받고 싶은 심정으로 이해인 수녀를 찾아가서 답답한 마음을 털어 놓은 적도 있다"고 했다.
결국 이해인 수녀로부터 “그만한 것쯤은 아무것도 아니다”라는 말과 함께 '생판 모르는 사람이 도장을 도용해 시집 출판 계약금 받아 챙긴 사건'과 '초청강연하러 갔던 여고에서 학생 대표가 낭송하는 시가 수녀의 작품이 아니라 인터넷에 다른 사람이 올려 놓은 위작이라서 황당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위안을 삼았다는 말도 했다.
이런 저런 까닭으로 스님은 “당분간 묵언 수행 하면서 스스로를 성찰하고 마음을 밝히는 시간을 가질 것"이라고 했다.
이날 ‘행복’을 화두로 삼은 강연에서 혜민스님은 “행복은 나와 주위 사람들과 관계가 좋을 때 얻어진다”고 말했다.
스님은 “제때 말하지 못해서 생긴 ‘서운함’이 쌓이면 ‘꽁’해 지고 더 심하면 ‘한’이 된다”고 설명했다.
서운함을 풀려고 할 때는 반드시 ‘너’가 아닌 ‘나’를 주어로 삼아야 풀어질 수 있다고 귀띔했다.
더불어 좋은 관계는 “상대방의 이야기를 잘 들어 줄 때 이뤄진다”고 했다.
세 번째로 “많이 베풀어라”고 했다. 자신이 받은 것 보다 더 많이 베풀면 행복을 기원하는 사람들이 많이 몰려 든다고 설명했다.
특히 다른 사람의 성공을 함께 기뻐하면 그 기쁨을 같이 느낄 수 있다고 했다.
이 밖에도 ‘부모와 자식의 관계’에 대해서는 “자식은 이른바 ‘반품’이 안되기 때문에 속을 썩이더라도 다 받아 줘야 한다”고 뼈있는 말을 전하면서 “자녀에게 ‘집착’하지 말고 스스로 선택할 수 있도록 자립심을 갖도록 해 줄 것”을 당부했다.
강연 후 ‘즉문즉답‘으로 큰 감동을 주는 혜민스님의 ’우문현답‘은 이날도 재현됐다.
결백증이라 할만큼 깔끔한 성격을 가진 주부 신도가 “남편과 딸이 입양한 강아지 4마리가 털을 날리면서 휘젓고 다니는 바람에 신경이 날카로워서 가족관계까지 악화되고 있다”며 해법을 구하자 스님은 “보살께서 우선 개를 안아주고 사랑하는 것이 가장 쉬운 해결 방법”이라고 말해 방청객들로부터 박수를 받았다.
스님은 이어 “어차피 내 집에 들어 올 인연이었다면 마음을 열고 강아지를 받아들여 안아 줌으로써 가족들과의 관계도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고 권하고 “딸한테는 자신이 책임지고 키울 수 없는 처지라면 강아지를 들여와서 어머니께 맡겨서 부담을 주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혜민스님의 ‘마음치유 콘서트’는 동명대학교 국제최고경영자과정 주최로 설동근 총장을 비롯해 최고경영자과정 동문들과 대학 교수·임직원, 학생 등 3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이날 오후 4시30분부터 약 1시간 30여 분동안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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