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미스유니버시티 여대생 80명, 캄보디아에서 울었다
기사등록 2013/06/28 19:47:51
최종수정 2016/12/28 07:41:06
【프놈펜=뉴시스】이재훈 기자 = 지난달 제66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주목할 만한 시선'상을 받은 영화 '미싱 픽처(The Missing Picture)'는 캄보디아 영화감독 리티 판(49)의 자전적 이야기다. 1960년대 프랑스에서 교육을 받은 마르크스주의자들이 결성한 캄보디아의 혁명파 조직인 크메르 루주 정권을 다뤘다.
1975년부터 79년까지 캄보디아에서 벌어진 크메르 루주 대학살의 흔적과 아픔을 담은 다큐멘터리로 클레이 애니메이션 기법을 사용했다.
'킬링필드'는 이 아픔의 사건을 일컫는 용어다. 노동자와 농민의 유토피아를 건설한다는 명분 아래 200만 명에 이르는 지식인과 부유층이 학살당한 지역들이기도 하다. 캄보디아 전역에 500곳이 넘는 킬링필드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캄보디아를 방문 중인 '제27회 월드 미스 유니버시티 코리아 2013' 참가자들은 현지 봉사활동에 앞서 27일 오후 프놈펜 지역의 킬링필드를 찾았다.
WMU 세계대회에 참가할 한국대표 선발에 앞서 1000명의 지원자 중 예선을 통과한 여대생 80명과 의료진 등 약 120명은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1시간 가량 킬링필드를 둘러봤다.
여대생 80명은 안내원이 크메르 루주 정권의 악행과 캄보디아의 아픔을 이야기하자 탄식을 내뱉었다. 특히, 여성과 아기들이 무참히 살해당한 사실을 전해들을 때는 얼굴을 찡그리고 눈물을 글썽였다. 희생자의 목을 자르는데 사용했다는 야자수의 줄기 가장자리를 보여주자 고개를 옆으로 떨구는 이들도 있었다.
마지막으로 여대생 80명은 희생자들의 유골을 모은 위령탑에서 약 3분간 묵념했다. 고개를 숙이고 희생자들을 위해 기도하며 고인들의 넋을 달랬다.
이에 앞서 오전에는 주로 지식인들이 킬링필드에 끌려오기 전 고문을 당한 프놈펜의 '투올 슬렝 대학살박물관'을 방문했다. 엄숙한 표정으로 건물의 구석구석을 살폈다. 자신들과 비슷한 젊은 나이에 희생 당한 여성의 사진 앞에서 한 동안 자리를 뜨지 못하는 이들도 있었다.
조수민(25·연세대 약학)씨는 "너무 마음이 아파서 안타까웠고, 현장을 제대로 바라보기가 어려웠다"면서 "말로만 듣던 곳을 직접 찾아 오니 고통과 아픔이 더 절절하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박은홍(25·가톨릭대 의류·종교학)씨는 "우리나라와 동시대에 억울하고 안타까운 일을 당했다는 사실이 더 슬프다"면서 "캄보디아 사람들이 이 아픔을 딛고 위로를 받아나갔으면 한다"고 바랐다.
한편, 봉사단은 28일부터 본격적인 봉사활동에 돌입한다. 7월2일까지 우물 파기, 의료 봉사, 초등학교 수업 등 다양한 봉사를 한다. 한복 패션쇼, 훈센 총리의 장남 훈마넷 장관이 주관하는 WMU 캄보디아대회(현지예선) 참석 등을 통해 한국을 알릴 예정이다. 캄보디아 대학생들과 경제 포럼도 연다.
WMU 세계대회는 세계대학생평화봉사사절단(단장 이승민) 선발을 위한 것이다. 1986년 UN 세계평화의해를 기념하는 의미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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