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은 이날 다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3미국프로야구(MLB) LA 에인절스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 9이닝 2피안타 무실점으로 팀의 3-0 승리를 이끌었다. 삼진은 7개를 잡아냈고 사사구는 없었다.
기대는 했지만 설마했던 일이 벌어졌다. 95마일(153㎞)의 강속구로 무장한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최강 타선으로 꼽히는 에인절스를 상대로 메이저리그 진출 첫 완봉승을 신고했다. 최근 9경기에서 8승1패로 펄펄 날던 에인절스를 무력화시킨 '대형사고'였다.
류현진은 5회까지 투구수 68개로 에인절스 타선을 막았다. 워낙 구위가 빼어나 종전 최다 이닝(7⅓이닝) 돌파는 기대됐지만 완봉은 조금 버거워 보였다.
하지만 6,7회를 투구수 15개로 마무리하면서 조금씩 완봉에 접근했다. 8번 타자부터 4번 타자까지 상대하는 껄끄러운 이닝이었지만 심진 3개를 솎아내며 투구수를 조절했다. 수월하게 6,7회를 넘긴 류현진은 113개의 공으로 끝까지 마운드를 책임졌다.
류현진은 데뷔 11경기 만에 완봉승을 솎아내며 6년이 걸린 박찬호(40)보다 훨씬 빠른 페이스를 보였다. 대학 시절 유망주로 미국행 비행기에 오른 박찬호와 한국 무대를 평정한 류현진을 단순 비교하기란 쉽지 않지만 예상보다 이른 시점인 것만큼은 분명하다.
일본 출신 빅리거로 눈을 돌려도 류현진보다 빨리 완봉승을 한 선수는 아무도 없다. 1995년 다저스에 토네이도 열풍을 불러오며 신인상을 거머쥐었던 노모도 류현진과 같은 11경기 만에 기쁨을 맛봤다.
타이기록이다. 당시 완봉승으로 탄력을 받은 노모는 13승6패 평균자책점 2.54로 시즌을 마치며 그해 신인상을 차지했다.
류현진의 완봉 능력은 이미 한국 무대에서 검증을 마쳤다. 완봉으로 8승을 챙겼고 완투승은 무려 21차례나 된다. 하지만 내로라하는 야구 도사들이 모인 미국에서 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였다. 실제로 류현진은 시즌 초반 등판에서 한국에서의 공격적인 투구가 아닌 피해가는 모습으로 많은 공을 던져야 했다.
류현진은 에인절스전에서 자신의 또 다른 능력을 맘껏 발휘했다. 특히 지난 시즌 팀타율 1위(0.274), 안타 2위(1518개), 득점 3위(767개)의 에인절스를 상대로 거둔 완봉이어서 의미가 더했다. 류현진은 마지막 아웃 카운트를 잡은 뒤 포수 A.J. 엘리스(32)와의 뜨거운 포옹으로 기쁨을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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