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를 사랑하는 방법 '소식의 즐거움'

기사등록 2013/05/04 08:41:00 최종수정 2016/12/28 07:24:26
【서울=뉴시스】김정환 기자 = 소식의 즐거움 (도미니크 로로 지음 / 바다출판사 펴냄)

 건강과 다이어트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소식(小食)’이 대세다. 이로 인해 소식과 관련한 수많은 책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처음 ‘소식의 즐거움’을 받아들었을 때 ‘이 책도 그런 책 중 하나이겠지” 했다. 그런데, 달랐다.

 ‘소식’을 주제로 ‘적게 먹는 것이 몸에 좋으니 실천해 보라’는 선에서 끝나지 않는다. “끊임없이 배를 채워야 하는 소비 기계로 전락시켜 병들게 하는 사회”를 지적하며 “소비 중독이 자신을 상업적 투기와 이윤 추구의 희생양으로 만든다는 사실을 잊고서, 소비의 유혹에 넘어가고 이용당한다”고 꾸짖는다. 그러면서 “소식이 몸뿐 아니라 마음도 성장시켜 인생 전반을 바꾸어 놓는 촉매제가 될 수 있다”고 설득한다. 건강법이나 다이어트 요령에 그쳤던 소식의 개념을 확대 발전시켜 소식에 ‘철학’을 부여하고 있다.

 저자는 “필요한 최소한의 물건보다 더 많이 소유하는 것은 곧 새로운 불행을 짊어지는 것”이라고 주창해 유럽을 비롯한 36개국에서 100만부 이상 팔리고, 국내에서도 큰 반향을 일으킨 ‘심플하게 산다’를 쓴 개념파 수필가 도미니크 로로(58)다. 너무 많은 것을 소비하고 소유하게 부추기는 작금의 세계에 비판적인 그의 시각은 신간에서도 결코 다르지 않다.  

 그녀는 ‘소식하는 법’, ‘양 줄이는 법’. ‘살아있다면 요리하라’, ‘먹는 것도 시가 된다’ 등 4개장을 통해 소식을 ‘몸을 회복하는 방법’으로 정의하고, 소식의 방법으로 “몸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것부터 시작하라”고 조언한다. 몸의 소리를 듣게 되면 지나치게 커져 있는 위장을 원래 크기로 돌려놓아 공복감과 포만감을 제대로 구별해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허기지지 않을 때 먹는 건 언제나 과식”이라고 지적하면서 “진짜 배가 고플 때 좋은 것으로 골라, 조금씩, 천천히 먹어야 한다”고 충고한다. 그리고 “10분의 8 정도 찼을 때 식탁을 떠나라”고 권한다. “이 모든 것은 억지로 이뤄져선 안 된다. 억압당한 몸은 반드시 복수하게 돼 있기 때문이다. 이틀 과식을 했다면 이틀은 양을 줄이는 등 유연하게 실천하라”고 덧붙인다.

 “소식을 하면서 아무 곳에서나 대충 아무 음식으로 때우는 것은 피하라”고 말한다. “그런 기계적인 실천은 오래가지 못하거니와 정신 건강에도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 이유다.

 “가장 좋은 음식은 자신이 요리한 것이며, 요리가 마음을 다스리는 좋은 수련법”이라면서 “따뜻한 음식 한 그릇을 요리하는 데 쓰는 10~15분이 전혀 다른 인생길을 열어준다”고 강조한다.

 이렇게 조리한 음식도 그냥 먹어서는 안 된다. “가장 우아한 곳에서, 가장 세련되고 예쁜 그릇 혹은 접시에 담아 먹어야 제격이다”고 제안한다. 우아한 곳이란 비싼 장소를 의미하지 않는다. 흩뿌리는 비를 감상할 수 있는 창문가일 수도 있고, 좋아하는 영화가 막 시작된 TV 앞 혹은 햇살이 쏟아지는 발코니일 수도 있다.

 “허겁지겁 걸신들린 듯 먹지 말자. 매 식사가 축제가 될 수 있도록 단조로움을 거부하라”고 거듭 강조한다. 소식은 결국 ‘스스로를 사랑하는 방법’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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