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속사 대표 주선으로 성상납 받은 신문사 회장, 영화 ‘노리개’

기사등록 2013/04/09 19:13:05 최종수정 2016/12/28 07:16:49
【서울=뉴시스】김정환 기자 = 탤런트 장자연(1980~2009) 사건을 모티브로 한 사회고발 영화 ‘노리개’에 MBC TV 이상호(45) 기자를 연상시키는 인물이 등장한다. 마동석(42)이 열연한 주인공 ‘이장호’다.

 이장호는 극중 PBS 방송사 사회부 기자였으나 해직돼 인터넷·모바일 뉴스인 ‘맨땅뉴스’를 운영하고 있다. 이상호 기자도 MBC TV에서 해직된 뒤 인터넷과 모바일로 서비스되는 ‘발뉴스’를 운영하고 있다.

 장자연 사건을 심층취재해 보도한 인물이 이 기자이듯 이장호는 극중 연예계 성상납의 희생자로 죽음을 택한 ‘정지희 사건’을 파헤치는 인물로 그려진다.

 영화가 시작될 때 자막으로 ‘이 영화는 실제 사건과 관련 없다’고 애써 강조했다. 또 시나리오를 쓰고 연출한 최승호(39) 감독은 “영화의 주 내용은 2년 전 고 장자연 사건보다 올해 단신으로 처리된 연예계 사건에서 더 많은 힌트를 얻었다”며 “고 장자연 사건은 단순히 소재만 얻었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

 그런데 왜 실제인물인 이 기자를 연상시키는 주인공 이름과 상황을 상세히 표현했을까.

 최 감독은 9일 서울 삼성동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이 영화를 만들 때 내가 인지도가 있는 감독이 아니다 보니 기자를 만나서 여러 가지를 취재한다는 것이 힘들었다. 그래서 이상호 기자가 2002년에 쓴 ‘그래도 난 고발한다’의 영향을 받아 기자상을 세웠다. 그래서 이름을 정할 때 이상호를 이장호로 바꿨다”면서도 “이상호 기자가 장자연 사건을 심층취재했다는 것 때문은 아니다”고 말했다. 최 감독은 “이 기자가 발뉴스를 만들기 전에 이미 시나리오는 탈고됐고, 이 기자가 MBC에서 해직되기 전에 영화 촬영을 마친 상태였다”고 덧붙였다.

 최 감독은 “이장호라는 이름이 고 장자연의 매니저인 유장호씨와 유사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전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그럼에도 이 영화는 곳곳에서 장자연 사건을 연상시키는 에피소드가 많이 등장한다. 특히 ‘한국신문 현 회장’(기주봉)이 ‘정지희’(민지현)의 소속사 대표 ‘차정혁’(황태광)의 주선으로 정지희로부터 성상납을 받는 장면이 적나라하게 묘사돼 적잖은 논란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노리개’는 거대 권력 앞에 희생된 여배우 정지희 사건의 숨겨진 진실을 파헤치려는 열혈 기자 이장호와 ‘김미현 검사’(이승연)의 투쟁을 담은 법정 드라마다. 마동석을 비롯해 이승연(36) 민지희(29) 이도아(27) 황태광(39) 등이 출연한다. 마운틴픽처스 제작, 인벤트디 배급으로 18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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