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파로티' 모델 김호중, 립싱크 참 잘했어요 극찬

기사등록 2013/03/23 19:53:57 최종수정 2016/12/28 07:11:35
【서울=뉴시스】김정환 기자 = 이제훈(29) 한석규(49) 주연 영화 ‘파파로티’(감독 윤종찬)의 실제 모델은 테너 김호중(22)이다.

 김씨는 중·고교 시절 불우한 가정환경과 타고난 싸움실력으로 대구 지역 폭력조직에 캐스팅돼 ‘넘버4’까지 올랐다. 그러나 음악을 향한 강렬한 꿈과 포부, 은사(김천예고 서수용)의 사랑과 믿음에 대한 보답으로 밤의 세계를 벗어나 성악가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김천예고 재학 중 각급 콩쿠르에서 1등상을 휩쓸던 그는 2010년 SBS TV 예능 프로그램 ‘스타킹’에 초대됐다. 방송에서 고교생이 부른 적이 없다는 베르디의 오페라 ‘투란도트’ 중 ‘네순 도르마’를 능숙하게 소화해내 시청자를 놀라게 한 뒤 영화 같은 사연들을 공개해 시청자를 감동시켰다. ‘고딩 파바로티’라는 애칭도 얻었다.

 그 해 한양대 성악과에 장학생으로 입학했다가 유럽으로 떠나 독일과 이탈리아에서 유학했다.

 김씨는 “내 이야기가 영화화된다는 것도 놀랍고 기쁜데 이제훈, 한석규, 오달수, 조진웅, 강소라씨 등 출연진이 모두 내가 평소 좋아하던 배우들이어서 더욱 행복했다”며 기뻐했다. “특히 이제훈씨의 성악 연기를 보며 입을 다물 수 없었다”고 털어놓았다. 이제훈은 김씨의 극중 캐릭터인 ‘장호’다. 김씨처럼 천부적인 성악실력을 가진 학생 건달이다.  

 김씨는 “이제훈씨가 영화 속 ‘별은 빛나건만’, ‘네순 도르마’ 등 오페라 아리아를 직접 불렀다고 생각하는 관객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립싱크임을 감안하고 영화를 볼 것”이라며 “만일 그런 노래들이 가요였다면 이제훈씨가 직접 부를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성악은 그러기 힘들다. 특히 오페라 아리아는 웬만큼 공부해서는 따라 부르는 것조차 불가능하다. 당연히 성악가의 노래에 립싱크를 할 수밖에 없는 현실적 어려움이 있었을 것이다”고 짚었다.

 “립싱크를 피할 수 없다고 해도 중요한 것은 리얼함”이라면서 “성악을 하는 사람으로서 이제훈씨의 연기를 보면 감탄할 수밖에 없다. 정말 대단한 배우더라. 어떻게 그처럼 섬세하게 표현해냈는지…. 아리아를 부를 때 눈썹의 움직임, 입술의 떨림까지 하나하나 실감이 났다. 내 주변의 성악하는 사람들도 하나 같이 찬사를 보내고 있다”고 전했다.

 영화에서 이제훈이 부른 노래들은 테너 강요셉(35·베를린 도이치오페라극장)의 목소리다. 김호중 자신도 테너다. 그런데 왜 이제훈의 노래 대역을 하지 않았을까.

 “테너는 음의 굵기에 따라 레체로 테너, 리릭 테너, 드라마틱 테너로 크게 나뉜다. 그런데 강요셉씨는 레체로 테너이고 나는 그 보다 음색이 무거운 리릭 테너다. 이제훈씨는 나보다 강요셉씨의 음색이 더 잘 맞는다. 강요셉씨과 개인적 친분은 없지만 좋아하는 테너다. 그래서 나도 흔쾌히 동의했다.”  

 김씨는 유학 중 현지와 일본 등지를 돌며 공연했다. 세계 무대에 자신감을 갖게 된 그는 이달 말 국내에서 ‘나의 사람아’를 타이틀곡으로 한 팝클래식 앨범을 낸다. 한국어는 물론 영어, 일본어, 중국어 등 4개 국어로 불렀다.

 팝 클래식 한류 열풍을 일으킨다는 목표를 설정한 김호중은 “이제 테너 김호중이 아닌 K팝 클래식 가수 김호중으로 불러달라”고 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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