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도원과 분노의윤리학 정사신 얘기나눴다, 리얼…

기사등록 2013/02/20 10:22:53 최종수정 2016/12/28 07:02:11
【서울=뉴시스】박종민 기자 = 영화 '분노의 윤리학'에서 수택 역을 분한 배우 곽도원이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취재진과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오는 21일 개봉하는 영화 '분노의 윤리학'은 한 여대생의 죽에 얽혀 있는 4명의 남자들의 숨겨진 악의 본색을 그려낸 영화이다.  jmc@newsis.com
【서울=뉴시스】김정환 기자 = 영화계 신연기파의 선두주자 곽도원(39)은 범죄 드라마 ‘분노의 윤리학’(감독 박명랑)에서 비겁한 대학교수 ‘수택’을 열연했다. 기존의 각 잡힌 캐릭터에서 벗어났다.

 특히 극중 대학원생 호스티스 ‘진아’ 고성희(23)를 상대로 벌인 격렬한 키스신과 리얼한 애무신은 20년 연기인생 최초의 일대 사건이다.  

 최근 서울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열린 시사회에서 곽도원은 “제가 이 역할을 셀프 캐스팅을 통해서 하게 된 이유는 20대 초반의 여대생과 키스신이 있다는 것이 와 닿았기 때문”이라고 고백해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그날 이후 다시 만난 곽도원에게 좀 더 깊고 넓은 질문이 이어질 수밖에 없다. “저로서는 키스신과 애무신이 연극 무대에서는 물론 영화 데뷔 이후에도 처음 하는 것이었고, 성희는 스물세살 어린 나이인 데다 데뷔에서 그런 신을 하는 것이었죠. 그러니 몸도 마음도 최상의 컨디션으로 가서 NG없이 해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전날 일찍 잠자리에 들었어요.”

 그런데 “너무 긴장했는지 자정 무렵에 잠이 깨더라구요”라는 그에게 “혹시 설렜던 것 아닌가”라고 물었다. 곽도원은 “긴장한 거죠”라고 답하다가 이내 “사실은 살짝 설레기도 했죠”라고 말한 뒤 “껄껄껄” 웃었다.

 “촬영장 가는 길에도 나름대로 만반의 준비를 했어요. 제가 담배를 하루에 두 갑을 피우는데 혹시라도 성희가 불편할까봐 계속 가글을 하고 입안에는 혀 위 아래에 구강붕해필름을 여러 개 붙였죠”라고 부연했다. 키스신이 아니라 첫 키스를 하러 가는 사람 같다.

【서울=뉴시스】박종민 기자 = 영화 '분노의 윤리학'에서 수택 역을 분한 배우 곽도원이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취재진과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오는 21일 개봉하는 영화 '분노의 윤리학'은 한 여대생의 죽에 얽혀 있는 4명의 남자들의 숨겨진 악의 본색을 그려낸 영화이다.  jmc@newsis.com
 “저는 그날 괜히 속이 쓰려서 한 끼도 못 먹었어요. 담배도 열개피 밖에 안 피웠구요”라면서 “그런데 성희는 밥을 네 끼나 먹더라구요. 자기는 배고픈 것을 못 참는다네요. 참 내”라고 볼멘소리를 하면서 빙긋 웃엇다.

 연출자 박명랑 감독은 ‘칭찬’으로 배우가 가진 역량의 최대치를 끌어내는 스타일이다. “제가 태어나서 살다 살다 칭찬을 그렇게 많이 듣긴 처음이었어요. ‘도원씨 너무 잘해요. 한 번만 더 가시죠’, ‘100점이야, 100점. 그럼 한 번만 더 가시죠’, ‘우와, 너무 좋아요. 그런데 다르게 해보는 것은 어떨까요’처럼 칭찬을 하면 저는 신나서 이렇게도 해보고, 저렇게도 해보죠. 물론 더 좋은 연기를 보이려고 애쓰게 되구요. 미국에서 영화를 공부할 때 칭찬하는 법을 배워서 그랬는지도 모르겠더군요.”

 키스신과 애무신을 찍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카메라 테스트한다고 하고, 조명 테스트 한다고 하고, 음향 테스트 한다고 하고…. 아침부터 자정 무렵까지 계속 키스신과 애무신을 찍었죠. 수위도 꽤 높았어요”라며 “감독님, 감사합니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영화에 등장하는 키스신과 애무신은 그 중 일부다. “키스신, 애무신 초보자인 저와 성희가 정말 열심히 찍었는데 실제 영화에서는 상당 부분이 편집됐더라구요”라며 아쉬워한다. 아쉬운 사람은 곽도원 뿐 아니다. 나도 마찬가지다. 어차피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인데 다 넣지…. ‘분노한’ 우리 둘이 머리를 맞대고 함께 내린 결론은 “이 영화가 흥행에 성공해 잘린 부분을 다 채워넣은 감독판이 나오는 것”이다.

 대신 두 남녀의 격렬한 정사는 극중 옆방에서 ‘정훈’(이제훈)이 도청하는 장면을 통해 남녀의 교성으로 표현된다. 시각이 아닌 청각으로도 얼마나 자극적일 수 있는가를 증명해 보일 정도다. 이 에로틱 이중주는 곽도원과 고성희의 계속된 고행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서울=뉴시스】박종민 기자 = 영화 '분노의 윤리학'에서 수택 역을 분한 배우 곽도원이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취재진과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오는 21일 개봉하는 영화 '분노의 윤리학'은 한 여대생의 죽에 얽혀 있는 4명의 남자들의 숨겨진 악의 본색을 그려낸 영화이다.  jmc@newsis.com
 곽도원은 “신음 소리는 후시녹음을 했거든요. 성희가 먼저 후시녹음하고, 저는 그 다음에 한 뒤 둘을 섞었죠”라면서 “감독님이 성희에게 어떤 소리를 내라고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온갖 동물 수컷들이 교미를 할 때 내는 소리를 다 내게 했어요”라고 털어놓았다.

 곽도원은 그날 처음에는 사자가 돼 용맹스러운 신음을 내다가 다음은 공작으로 변신해 아름다운 신음을 연발하다가 다시 늑대로 탈바꿈해 음흉한 신음을 내야 했다. 박 감독의 교묘한 칭찬에 곽도원은 그렇게 한껏 놀아났다.

 곽도원은 “네 시간 내내 신음소리만 냈더니 숨이 차고, 어지럽더군요”라고 고개를 가로 저었다. “성희가 일곱 시간 동안 녹음하고 갔다는데 정말 쉽지 않았을테고, 힘들었을 거에요. 그런데도 참 잘 해냈죠”라며 칭찬을 잊지 않았다.

 “이번 영화에서 키스신, 애무신들을 엄청나게 오랜 촬영을 통해 해냈습니다. 저는 이제 어떤 연기도 충분히 소화해낼 만반의 준비를 마쳤습니다. 대한민국의 여배우들, 마음 단단히 먹고 계십시오. 조금만 기다려주면 진한 멜로를 찍으러 가겠습니다”라면서 “선배님. 이제 CF도 찍을만큼 찍었으니 잠시 제게 넘겨주시죠”라며 류승룡(43)을 위협하는 차세대 ‘더티 섹시’를 향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21일 개봉.

 ace@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