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동 28통 주민들로 구성된 '구미동철탑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는 성남시와 한국전력을 상대로 송전탑 공사중지 가처분신청과 행정 소송을 내기로 했다고 20일 밝혔다.
또 신규 철탑 설치에 따른 재산권 피해 및 건강권 침해 등에 대한 피해보상 청구 소송도 함께 진행키로 했다.
구미동 지중화 공사는 지난해 11월 29통 주민들의 반발로 중단된 상태다.
주민들은 29통 고급빌라단지에서 100여m 떨어진 곳에 있던 70m 높이의 송전탑이 철거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오히려 50m 높이 철탑 2기가 새로 설치되면서 반발했다.
새로 설치된 철탑은 기존 송전선로와 지중선로를 연결하는 케이블헤드 인입용 설비다.
이에 따라 비대위는 신규 설치된 철탑을 500m 후방으로 이전하고 송전선 인입 시설물(헤드부지) 형태도 친환경 밀폐형 구조로 변경하라고 요구해 왔다.
그러나 한전과 시는 200억원의 추가 공사비 부담과 3년여 간의 공사기간 연장을 이유로 주민들의 요구를 사실상 거부했다.
한전과 시는 "전기사용량이 늘어나는 동절기가 끝나는 3월부터 공사를 재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지중화 사업은 현재 공정률이 98%에 육박, 휴전 뒤 지중화 선과 연결하는 막바지 작업만 남겨둔 상태다.
하지만 주민들이 낼 공사중지 가처분신청 결과에 따라 공사 재개 여부도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
비대위 대표 김모씨는 "송전탑을 없앤다고 해 놓고 더 가까운 거리에 철탑 2기를 더 설치했다"며 "더는 농락당할 수 없어 변호사를 선임, 이번 주 중 소송을 제기키로 했다"고 말했다.
구미동 지중화사업은 머내공원에서 이 빌라단지 뒤쪽 불곡산까지 약 2.5km 구간 내 송전선로를 지중화한 뒤 송전탑 9기를 거둬 내는 공사다. 총공사비 1250억원이 투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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