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윤선 아리랑·웅산 사랑가…재즈스타 국악CF, 왜?

기사등록 2012/12/16 07:01:00 최종수정 2016/12/28 01:42:30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내로라하는 재즈가수들이 국악과 민요를 재해석하고 있다. 특히 3대 여성 재즈보컬리스트로 통하는 나윤선(43), 웅산(39), 말로(41)가 앞장서는 중이다.

 나윤선은 KDB금융그룹 TV CF에서 재즈로 재해석한 '아리랑'을 불러 눈길을 끌었다. 세련된 멜로디로 편곡 됐으나 '아리랑' 특유의 애절함은 그대로 살렸다.

 유럽 무대에서 활약 중인 나윤선은 공연 때마다 아리랑을 부르는 것으로 유명하다. 2010년 9월 독일 레이블 ACT를 통해 30여개국에서 동시 발매한 앨범으로 '강원도 아리랑'이 실린 7집 '세임 걸'은 프랑스 재즈차트 4주 연속 1위를 달리기도 했다.

 웅산은 르노삼성의 중형 세단 'SM5'의 TV CF에서 판소리 '춘향가'의 눈대목인 '사랑가'를 불렀다. 나윤선이 노래한 '아리랑'과 마찬가지로 현대적인 색깔을 덧댔음에도 역시 원곡의 애가 타는 느낌을 오롯이옮겼다. 일본에서 한류스타로 통하는 웅산은 이미 여러 무대에서 국악을 들려주며 호응을 얻고 있다.

 말로는 민요 '새야 새야 파랑새'를 대금 연주자 박상은(37)과 재해석했다. 박상은의 첫 정규 앨범 '박상은의 대금-바람에 젖다'에 수록된 '파랑새'를 멋들어지게 불렀다. '새야 새야 파랑새야'를 말로의 재즈 보컬과 대금, 가야금 등의 앙상블로 소화한 곡이다.  

 이처럼 실력파 재즈가수들이 국악에 눈길을 돌리는 현상은, 최근 아리랑이 UNESCO 인류무형유산에 등재되는 등 국악이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시점이라 더 눈길을 끈다. 

 재즈평론가 남무성(44)씨는 재즈뮤지션 이판근(78), 색소포니스트 이정식(51) 수원여대 교수 등 재즈로 국악을 재해석하는 작업은 1990년대부터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2000년대까지 재즈뮤지션들은 재즈스탠더드를 재현하는데 주력, 간헐적으로 국악 재즈화가 이뤄지는데 그쳤다는 것이다.

 그러다 2010년대 들어 나윤선·웅산·말로와 이판근프로젝트의 '어 랩소디 인 콜드 에이지' 등 한국 정서와 재즈를 접목시키려는 뮤지션들의 활동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전했다.

 나윤선·웅산·말로에 대해서는 "이미 재즈스탠더드는 해외 어느 뮤지션에 뒤처지지 않을 만큼 소화하고 있다"면서 "그러다 보니 이제 자신들의 것, 결국 우리 재즈스타일을 찾게 됐고 그 중의 하나가 국악"이라고 분석했다.

 "재즈의 두드러진 특성은 즉흥성과 변화"라면서 "시대청각, 즉 시대마다 듣는 취향이 바뀌는데 재즈는 국악을 현대적으로 해석할 수 있는 최고의 장르다. 최근 국악을 재즈로 재해석하는 경향은 참신하고 바람직하다"고 환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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