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로우주센터=뉴시스】송창헌 기자 = 국내 최초 우주발사체 '나로호(KSLV-I)'가 자동카운트다운 직전 발사가 취소되면서 문제를 일으킨 '추력방향제어기'(TVC·Thrust Vector Contr)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TVC는 나로호 상단(2단) 노즐과 킥모터 사이에 위치한 장치로 로켓 비행방향을 조절하기 위해 로켓엔진의 추력방향의 변화를 제공하는 핵심 장치다. 상단 고체로켓의 배기가스가 로켓 노즐을 떠나면서 방향을 변경시키는 장치로 방향을 정하는 2단계 로켓의 중추 부분이다.
조광래 나로호발사추진단장은 "상단고체로켓의 노즐을 가동하기 위해선 유압이 필요하고 펌프가 있어야 하는데 펌프가 고장났다. 이같은 작업은 모두 TVC에서 이뤄지는데 TVC 내 전기모터 구동펌프에 전류부하가 생겨 발사를 중지하게 됐다"고 밝혔다.
TVC는 국산기술인 반면에 탈이 난 구동펌프는 프랑스산으로 나로호 1차 발사때부터 사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TVC는 리허설 때 2차례, 발사일 2차례 등 모두 4차례 점검을 받을 만큼 중요 부품으로 인정되고 있다.
실제 한국연구재단이 2009년 5월 내놓은 '한국형발사체 상세기획연구'에서도 전자탑재부와 엔진시스템부, 기계구조부와 더불어 12개 핵심분야 가운데 하나로 TVC가 포함됐다.
당시 분석결과 TVC는 기술수준이 나로호 이전 27.0%에 머물며 12개 핵심기술 중 가장 저조했으나 나로호 1차 발사가 이뤄진 2009년에는 87%로 현격한 기술향상을 보여왔다.
TVC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는 부분품 조립구성 등의 하드웨어적 결함과 전자제어 등 소프트웨어적 측면, 또 과전류 등 전기이상에 의한 결함 등으로 크게 나눌 수 있는데 3차 발사중단과 취소는 과전류에 다른 전기적 오류가 결정적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관계자는 "로켓 상단부에는 여러 전자박스가 있고 각 전자박스는 소모하는 전류량이 있는데, 리허설 때 2차례, 발사일 2차례 등 모두 4차례 점검에서는 이상이 없었는데 카운트다운 직전 갑자기 과전류 증세가 노출됐고, 제어가 안돼 결국 발사를 중단하기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정확히 어떤 경로로, 어떠한 미세 결함으로 과전류가 발생했고, 발사 취소로 이어졌는지는 정밀 점검이 필요하다는 게 항우연의 판단이다.
과전류가 하드웨어적 결함까지 초래했는지도 현재로선 알 수 없다.
이런 가운데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장관은 "예비기간이 12월5일까지인데, 현재로선 어떤 것도 장담할 수 없다"며 "러시아 측과도 협의해 일정을 조율할 예정"이라고 밝혀, 무기 연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시퀀스시스템의 오류로 실패한 1차 발사, 소방설비 문제로 발사가 연기된 뒤 결국 공중폭파한 2차 발사에 이어 지난달 헬륨가입 주입부 문제로 한 차례 연기된 뒤 이번 TVC 과전류까지 로켓 상단과 하단 가리지 않고 곳곳에서 문제가 발생하면서 "나로호가 총체적 문제에 빠진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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