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김용길 장안사회복지관장의 '학업중단청소년의 방황과 가출팸 경험 실태' 발제문에 따르면 쉼터(가출청소년등 위기청소년을 보호하는 시설) 이용청소년 160명(남자 103명·여자 5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 가출팸 평균 경험횟수가 3.5번에 달했다.
특히 일시적으로 위기청소년을 보호하는 '일시쉼터'에 머무르는 청소년일수록 가출팸 경험이 높았다. 조사에 따르면 일시쉼터 청소년들의 가출팸 경험 평균횟수는 4.8번으로 가장 높았고, 이어 단기쉼터 2.8번, 중장기쉼터 2.4번 순이었다.
김 관장은 이에 대해 "일회성 성격이 강한 일시쉼터에 머무르는 청소년보다 중장기 시설에 머무르는 청소년들의 경우 정착에 대한 요구가 더욱 높기 때문"으로 풀이했다.
가출팸이란 가출 패밀리의 약자로 청소년이 가출한 이후 가출관련 카페나 유흥가 지역, 실시간 채팅을 통해 여러 명의 일행을 구해 함께 생활하다 가족(팸)을 이뤄 원룸, 고시원, 모텔, 하숙집 등에서 생활하는 것을 의미한다.
가출 청소년들은 가출팸을 구성한 후 아빠·엄마·오빠·동생·삼촌 등을 뽑아 역할을 분담하는데, 이들은 이를 통해 혈연을 토대로 한 가족이 아닌 또래 집단과 함께 새로운 가족을 만들어 나간다. 하지만 생존을 위해 생계형 범죄를 일으키거나 흡연·음주·약물 흡입 등의 비행 등으로 빠질 위험이 높다.
조사에 따르면 가출팸 경험수는 1~2번이 53.7%인 80명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3~5번(30.9%·46명), 10~15번(16명·10.7%) 순이었다.
가출횟수 평균은 9.2번에 달했다. 1~5번이 66명(45.5%)으로 가장 많았으며 6~10번(33.1%)이 뒤를 이었다. 20번 이상의 가출을 경험한 청소년도 9명(6.2%)에 달했다. 가출횟수도 일시·단기쉼터에 머무는 아이들이 각각 9.4번, 9.8번으로 평균보다 높았다. 반면 중장기쉼터는 6번으로 비교적 낮았다.
가출팸을 구하는 경로는 '아는 친구를 통해 구했다'고 응답한 비율이 67.1%로 가장 높았다. 기타가 13.2%, 버디버디와 같은 채팅사이트는 11.8%, 아르바이트를 통해 알게된 사람들이 8.6%였다. 가출관련 카페는 7.9%, 유흥가 지역에서 구한 비율은 6.6%로 비교적 낮은 응답률을 보이고 있었다.
가출팸을 구성한 후 생활 주거 형태에 대해 조사한 결과, 모텔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43.6%로 가장 높았다. 그 다음으로는 기타가 27.9%, 원룸 24.0%, 고시원과 단독주택이 각각 12.3% 순이었다. 쪽방이 5.2%로 가장 낮았다.
가출팸 구성원 수는 4~5명이 63명으로 41.7%의 가장 높은 비율을 보였고, 2~3명이 31.1%, 6~10명 23.2% 순이었다. 11~15명도 6명(4.0%)이 응답했다.
가출팸을 구성하는 이유로는 '혼자서 생활하면 외롭기 때문' 75명(49.7%)로 가장 높았고, 여럿이 생활하면 생활비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 36명(23.8%)으로 뒤를 이었다. 혼자서 생활하면 위험하기 때문(안전문제)은 19명(12.6%), 친구를 사귈 수 있어서가 13명(8.6%) 순으로 조사됐다.
반면 가출팸과 함께 생활하는 중 어려울 때를 질문한 결과 1순위로는 '아르바이트를 구하기 어려울 때'가 50명(33.3%)로 가장 높았다. 이어 '아플 때'가 44명(29.3%), '집에 돌아길 원하는데 다른 가출팸이 가지 못하게 할 때'가 19명(12.7%)이었다. '성폭행, 신체적 폭행 등 피해를 당할 때'는 9명(6.0%), '절도, 성매 매 등의 비행을 다른 가출팸으로부터 강요받을 때'도 8명(5.3%)으로 조사됐다.
김 관장은 특히 가출청소년의 55.5%가 학업중단을 선택하고 있다는 점을 지목하며, 학업중단과 가출은 가출팸이라는 새로운 형태의 청소년문화를 형성하게 했으며 이러한 가출팸은 가출한 청소년들이 생존과 안전의 문제를 스스로 책임지기 위해 고안된 방법 중의 하나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청소년들은 집을 떠나 쉼터나 그룹홈과 같은 안전한 형태의 입소시설을 이용할 수 있지만 대부분의 청소년은 거리에서 생활하게 되며 비행, 폭력, 알코올 섭취, 성매매, 학교중퇴 등과 같은 위기에 직면하게 된다"며 "이들은 유해한 사회적 환경 속에서 다양한 사회적 문제를 갖게 되는데 이러한 안전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스스로 자구책을 찾은 것이 바로 가출팸이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하지만 가출팸을 구성하는 과정과 구성 이후의 생활에 있어 범죄에 노출되거나 직접 범죄에 나서게 되는 경우가 발생하게 된다"며 "특히 학업중단과 가출로 이어지는 경우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심층적인 연구와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교육통계서비스에 따르면 중·고교 학업중단 청소년수는 2009년 5만4125명, 2010년 5만259명, 지난해 5만7753명으로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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